'오마이로드' 홍석천 "가게 처분해 직원 월급…말 뿐인 정치인들 한심" 눈물

방송인 홍석천이 '오 마이로드'를 통해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8일 오후 서울 상암동 tbs교통방송 사옥에서 열린 tbs 골목상생 프로젝트 '홍석천의 Oh! 마이로드'(이하 오 마이로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홍석천은 프로그램 출연 이유에 대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언급했다. 홍석천, 줄리안이 출연하는 '홍석천의 Oh! 마이로드'는 서울 용산구 경리단길 살리기를 목표로 홍석천과 줄리안이 경리단길 상인, 건물주 등과 함께 '착한 건물주 운동' 등 지역 상생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골목상권 살리자는 취지로 기획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

이에 대해 홍석천은 "방송 25년 하면서 아이디어 단계부터 참여하는 일이 꽤 많았다. 이미 5년 전부터 '골목식당'과 비슷한 아이디어를 방송국에 제안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는데 '골목식당'이 잘 되면서 기분이 좋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잘 맞는 프로그램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봤다. '오 마이로드'는 우리 동네 이야기라 도전해보면 좋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채널들과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거절당했었다"면서 "공익적 의미도 중요하고 시민 밀착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라 tbs에서 전사적으로 함께하자고 이야기 해줬기에 책임감을 가지고 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래된 마을에 이색적인 가게들이 번성하면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서도 홍석천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토론에 나와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을 보면 한심했다. 그들은 말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실질적인 문제를 잘 알고 있다. 내가 우리나라에서 커밍아웃을 처음 했고, 아무 목소리를 안내는게 속상해 내가 먼저 했다. 그런데 이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제대로 시작해보자는 사람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홍석천은 "소통의 부재가 가장 큰 것 같다. 1995년 반지하에서 시작했고, 내가 먼저 찾아가 보니 다 나를 알고 계셨다. 이번 기회에 먼저 다가가기 위해 상인회를 조직하며 답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지민 작가는 "촬영을 통해 경리단길을 다니고 있는데 상인 분들의 말씀은 하나 같이 '경리단길 죽었다', '망했다'고 말하지 말라더라. 골목상권도 소상공인도 살아야 한다고 하는데 상인들을 여전히 열정적으로 일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홍석천은 '힘든 점'에 대한 질문에 "한때 직원이 200명까지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들 월급 주고, 월급 안 밀리려고 방송에서 번 돈 월급으로 줬는데 그것도 힘들어서 가게 몇 개를 처분했다 "고 털어놨다.

그는 "함께 할 동료들이 생겨서 좋은데 나가서 이야기 할 땐 너무 힘들다. 제가 가게를 닫으면 망했다고 말 하는걸 재밌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저같은 분들이 정말 많다. 자영업자들과 이를 꿈꾸는 친구들을 보면서 버틴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홍석천의 오 마이로드'는 오는 16일 첫 방송 예정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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