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위기 경기도립정신병원, '새로운 공공 응급정신병원'으로 재탄생

류영철 경기도 보건복지국장이 9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경기도 정신질환자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만성적자로 폐업 위기에 처했던 경기도립정신병원이 24시간 정신질환자 진료 및 관리 체계를 갖춘 ‘새로운 공공 응급정신병원’으로 재탄생한다.

이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철저한 치료.관리 및 신속한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립정신병원의 기능을 전면 개편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류영철 도 보건복지국장은 9일 경기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경기도 정신질환자 관리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류 보건복지국장은 “진주 방화․살해 사건 등 정신질환자 관련 사고가 잇따르면서 중증정신질환자의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며 “도립정신병원이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수행하도록 하는 환경 조성을 위해 정신질환자의 응급대응 관리체계 강화방안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경기도 정신질환자 관리체계 강화 방안’은 크게 ▲경기도립정신병원의 기능 전면 개편 ▲첫 발병, 미 치료 또는 치료 중단 정신질환자에 대한 관리강화 ▲정신질환자 응급대응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민간-공공 연대방안 논의 ▲지역사회 정신보건 전달체계의 보강 노력 등 크게 5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먼저 전면 개편을 통해 오는 8월 문을 여는 새로운 경기도립정신병원은 1982년 설립된 구 경기도립정신병원 바로 옆에 있는 서울시립정신병원 건물에 들어선다. 서울시립정신병원은 지난해 12월 폐업 이후 현재 비어있는 상태다. 이 건물은 대지 1862㎡, 건물 5765㎡, 160개 병상 규모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은 도 산하 공공의료기관인 경기도의료원이 위탁 운영하게 된다. 도는 이를 위해 이달 중으로 '경기도립정신병원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정신질환자의 신체질환 진료를 위한 내과가 신설되고 정신과 전문의 3명, 내과 전문의 1명 등 총 4명의 전문의가 배치된다.

이와 함께 24시간 상시 운영체계로 전환된다. 단순한 정신질환자의 입원 및 치료 기능에서 벗어나 자해나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시도하거나 신체적 위급상황 등에 대응하는 ‘응급개입’ 등의 공공기능도 함께 담당한다는 구상이다.

치료를 받지 않았거나 치료를 받다가 중단한 정신질환자들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도는 지난 3월 수립한 ‘중증정신질환자 치료지원 계획’에 따라 정신질환 의심환자에 대한 초기진단비와 자해나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줄 것으로 우려되는 중증정신질환자에게 의무적으로 시행되는 치료 및 입원에 따른 비용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가 중단되지 않도록 돕는 '민간공공협력 모델'도 구축해 치료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내 정신의료기관 중 5~10개 병원을 선정해 퇴원환자를 전담 관리할 수 있는 정신건강전문요원을 배치할 계획이다.


도는 정신질환 치료체계와 통합적인 대책방안 마련을 위해 도내 31개 시‧군, 경찰, 소방 등이 참여하는 사회안전망도 구축할 방침이다.

류 도 보건복지국장은 “정신질환자 관리체계 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 치료 및 응급대처 등에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해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