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넷플릭스 덕 본 LGU+에…SKT·KT, IPTV 대응 머리 싸맸다

LGU+, IPTV 가입자 순증도 1위
SKT·KT, 넷플릭스 견제책 고심

새 대행마로 떠오른 '디즈니 플러스'
SKT·KT-디즈니 간 협력 가능성 주목
올 1월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제작발표회.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에 연간 200억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LG유플러스가 올해 1분기 넷플릭스와의 제휴로 IPTV(인터넷TV)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둔 가운데, 통신사의 하반기 콘텐츠 대응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SK텔레콤과 KT는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Over The Top)와 물밑 접촉을 하는 등 다방면으로 고심하는 모양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 IPTV를 포함한 스마트폰 사업에서 전년 대비 13% 증가한 4979억원의 수익을 올렸다.LG유플러스는 IPTV 가입자 순증 규모에서도 SK텔레콤과 KT를 눌렀다. 각 사 IR 자료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는 작년 4분기보다 13만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이 11만9000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KT는 11만명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IPTV 성장에 대해 넷플릭스 콘텐츠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3사 중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부터 IPTV에 탑재돼 가입자, 수익성 개선에 상당히 도움이 됐다"며 "넷플릭스 가입자 규모는 발표할 수 없지만 이용자들의 설문조사를 보면 가입에 가장 영향을 준 서비스로 넷플릭스를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넷플릭스의 국내 영향력은 막강하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3월 유료이용자 153만명을 확보했다. 유료 이용자가 결제한 액수는 월 200억원에 달한다. 통신사가 콘텐츠나 OTT 사업 방향을 두고 넷플릭스와의 협력과 견제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유다.

LG유플러스를 통해 넷플릭스 효과가 입증된 가운데, 통신사의 IPTV 콘텐츠, OTT 전략이 달라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오는 10월 넷플릭스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넷플릭스와의 협력보다는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해 다른 방안을 물색하는 듯 보인다. KT는 최근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해 자사 IPTV에 국내 미개봉 헐리우드 영화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SK텔레콤은 지상파3사(SBS·MBC·KBS)와의 협력으로 콘텐츠 늘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넷플릭스가 국내 OTT 대표 플랫폼으로 굳어지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넷플릭스가 아닌 다른 해외 콘텐츠 제작사와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바로 올해 하반기 론칭 예정인 디즈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와의 협력 가능성이다. 디즈니는 마블, 픽사 등 국내에서 인기 많은 브랜드와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KT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최광철 KT 미디어상품담당 상무는 지난 4월 열린 '올레tv 2019년 차별화 서비스'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협상을 제의하지 않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정호 사장은 지난달 열린 '행복커뮤니티 론칭 세레모니' 직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대해 "(디즈니, 애플 등과) 많은 접촉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 사업이 실적에 중요한 부분으로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만큼,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한 통신사들의 노력이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