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양승태·박병대·고영한 29일 정식 재판

재판부, 검찰 공소장 변경 허가…범죄사실 큰 틀 변화 없어
서류 증거 조사 후 6월부터 본격 증인신문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이 사법행정권을 남용해 불법을 저질렀는지를 가리는 재판이 29일부터 본격화한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판사)는 9일 양 전 대법원장 등의 5회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증거조사 방식과 쟁점에 대한 정리를 일단 마무리하고 29일 첫 정식 재판을 열기로 했다.

지난 2월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재판에 넘겨진 이후 107일 만이다.

재판부는 검찰 증거에 대한 변호인 측의 의견이 모두 정리되지 않았고, 검찰과 변호인 간 충돌하는 지점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형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준비기일을 종결했다.형사소송법은 사건을 공판준비절차에 부친 뒤 3개월이 지나면 공판준비절차를 종결하도록 한다.

정식 재판부터는 피고인들이 모두 법정에 나와야 한다.

양 전 대법원장과 두 전직 대법관도 이날 처음 법정에서 마주하게 된다.29일 첫 재판에서는 검찰의 공소사실 낭독과 이에 대한 피고인 측의 의견 진술이 이뤄진다.

검찰은 앞서 재판부가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결과나 영향 등을 계속 기재하고 있어 피고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나 편견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하자 극히 일부 표현을 삭제하거나 수정해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재판부가 이날 공소장 변경을 허가함에 따라 29일 재판에서는 변경된 공소사실을 낭독하게 된다.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전직 고위 법관들은 기소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미 지난 2월 보석 심문에서 "검찰이 법원을 이 잡듯 뒤져 조물주처럼 공소장을 창조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변호인들도 준비절차에서 "연구보고서를 작성한 심의관들이 직권남용 행위의 상대방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등의 주장을 펴며 향후 정식 심리에서 적극적으로 다투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 3명의 재판은 매주 이틀, 수요일과 금요일에 진행하기로 했다.1회 기일과 2회 기일까지는 변호인들이 동의한 서류 증거를 조사하고 6월부터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들어갈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