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제로 성장' 예상되는 일본…아베노믹스 엔진 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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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硏, 0.003%로 추정일본 경제가 올 1분기 ‘제로(0) 성장’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수출이 줄고, 설비투자가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일본은 지난해에도 지진과 태풍 피해 등의 영향으로 분기별로 징검다리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했다. 일본 경제가 자칫 ‘부활’의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15개 민간 경제연구기관의 예측을 종합한 결과 올 1분기(1~3월) 일본의 전 분기 대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003%(연율 환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올 1분기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간신히 면한 ‘제자리걸음’을 했다고 본 것이다. 일본은 통상 4월 말 1분기 GDP 잠정치를 발표했지만 올해는 새 일왕 즉위로 4월 말~5월 초에 장기 연휴가 생기면서 발표일이 오는 20일로 늦춰졌다.
수출·투자·소비 트리플 위축
마이너스 성장 겨우 면할 듯
일본 경제연구기관들은 올 1분기 수출과 설비투자가 전 분기 대비 각각 1.5%, 1.8% 줄었을 것으로 봤다. 마쓰무라 히데키 일본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경제 둔화로 1분기 수출이 줄고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설비투자를 연기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동안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근간이 됐던 개인 소비도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0.09% 감소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예년에 비해 겨울 날씨가 따뜻하고 북부지방의 강설량이 줄면서 겨울용 의류와 난방 관련 수요가 주춤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일본의 고질적인 일손 부족에 따른 물류비용 상승으로 지난 3월부터 주요 식품 가격이 인상된 것도 소비 심리에 부담을 줬다.일본 내에선 1분기에는 ‘제로 성장’을 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2분기에는 GDP가 1.1% 증가해 경제가 회복 기조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가 많다. 나루히토(仁) 새 일왕 즉위에 따른 레이와(令和) 시대 개막으로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일본의 소비세 인상을 앞두고 2분기에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성장률 회복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힌다.
다만 대외 여건 악화로 5~6년간 이어지고 있는 일본 경제 회복 기조의 틀이 손상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 경기 둔화가 일본 정부의 기대처럼 단기 요인에 그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말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시행 이후 꾸준히 진행된 경기 회복 흐름이 멈출 수 있다는 얘기다.
아사히신문은 오는 13일 발표 예정인 3월 경기동행지수의 기조 판단이 2013년 1월 이후 6년 만에 ‘악화’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미나미 다케시 노무라중금(農林中金)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것은 대(對)중국 수출이 많은 일본 제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경기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일본은 지난해 1, 3분기 폭설과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 탓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내수 소비가 늘어난 덕에 GDP 증가율이 0.8%에 달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