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얽매여선 안돼"

취임 2주년 특별대담

2년간 가파르게 인상됐으니
경제가 수용할 적정선서 결정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내년도 최저임금과 관련, “‘2020년까지 1만원’이라는 대선 공약에 얽매여 그 속도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취임 2주년을 맞아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공약이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대통령도 함께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인상분에 대해 “우리 사회와 경제가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지 (최저임금) 적정선을 찾아 결정해야 한다”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게 시급하다”며 최근 정부가 시스템 반도체, 미래 자동차, 바이오 분야를 3대 중점 육성산업으로 꼽은 배경을 설명했다. 일각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만남을 친(親)재벌 행보라고 지적하는 데 대해 “이분법적으로 보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누구든 만날 수 있다”며 “대통령이 재벌을 만나면 친재벌이 되고, 노동자를 만나면 친노동자가 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문 대통령은 이날 대담을 앞두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선 “단거리라 할지라도 탄도미사일일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소지가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도발은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시위성’으로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대화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압박 성격도 담겨 있다”며 “하지만 이런 방식은 협상과 대화 국면을 깰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북 식량지원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여야 대표와 만나 식량 지원과 안보문제를 논의하는 회담을 제안한다”고 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