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기장연구로 이달말 건설사업 착수…추진위 개최"

의료용 동위원소·반도체 재료 생산…"의료복지 향상·산업 활성화에 기여"

10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기장연구로 건설을 허가함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원자로 건설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해 사업기간과 사업비 등 계획을 일부 변경하고 사업단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현재 건설사업 기간은 2022년 3월까지로 설정돼 있고, 사업비는 총 4천389억원이 배정돼 있다.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의료용 동위원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장연구로(수출형 연구용 원자로·열출력 15MW) 개발 사업을 추진했다.우리나라에는 방사성의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원자로가 없어, 해외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방사성의약품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2008∼2010년에는 일부 해외 원자로 가동이 중지되며, 암 전이 검사에 필요한 몰리브덴 99(Mo-99) 공급이 끊기는 일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국내 종합병원에서는 관련 검사가 대폭 줄어드는 '검사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2022년께 기장연구로가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산업단지에 들어서 운영되면 몰리브덴-99, 요오드-131(I-131), 이리듐-192(Ir-192) 등 의료용 동위원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몰리브덴-99는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요오드-131은 70%, 이리듐-192는 90%를 자급하고 있다.정부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도 이런 의료용 동위원소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동위원소 생산으로 국내에서는 연간 100억원의 수입 대체효과를, 수출을 통해서는 연간 450억원 정도의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장연구로에서는 중성자 도핑을 이용한 반도체 재료 생산도 가능하다.

중성자 도핑은 실리콘을 중성자에 쪼여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이다.
하부구동 제어장치, 판형 핵연료 등 검증된 최신 기술이 적용된다는 점도 기장연구로의 특징이다.

정부는 기장연구로 건설을 통해 우리나라의 연구로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대전 한국원자력연구원에 있는 '하나로' 원자로는 연구가 목적이지만, 기장연구로는 산업과 국민의료 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셈이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지진 안전성 및 기술적인 심의가 끝나고 이제 건설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며 "사업 계획대로 연구로 건설을 통해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유영민 장관은 "연구로를 중심으로 부산 기장군 방사선의료산업단지가 국제적인 방사성동위원소 산업 및 연구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