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라인' 9일 앞두고…롯데百 부평점, 350억에 매각

공정위 "20일까지 팔라" 명령
롯데, 모다이노칩 컨소시엄에
감정가 절반 수준에 넘겨

롯데쇼핑이 매각을 추진해온 롯데백화점 부평점(사진)이 ‘마스턴-모다이노칩 컨소시엄’에 팔렸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이날 자산운용사인 마스턴과 모다아울렛 운영사인 모다이노칩이 구성한 컨소시엄과 부평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매매가는 최초 감정가 632억원의 절반 수준인 약 35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평점과 함께 매각을 추진한 인천점 매매 계약도 곧 체결될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현재 한 종합부동산개발 회사에 매각하기 위해 막판 협상을 하고 있으며, 세부 내용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

롯데쇼핑이 두 점포 매각에 나선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때문이다. 공정위는 2017년 롯데쇼핑의 신세계백화점 인천터미널점 인수로 인천·부천 지역에서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롯데백화점의 지역 내 3개 매장(부천 중동점, 부평점, 인천점) 중 두 곳을 올해 5월 20일까지 매각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롯데쇼핑은 기한 내 인천점과 부평점을 매각하지 못하면 하루 1억3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물어야 할 처지였다.

매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10차례의 공개입찰과 30여 차례의 개별 협상을 했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그 사이 두 점포 몸값은 크게 낮아졌다. 10차 공개 매각 때는 인천점과 부평점의 가치가 최초 감정가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공정위가 ‘백화점을 운영하려는 자’에게만 매각할 수 있다는 부대 조건을 달아 놓아 두 점포의 주인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인천점도 조만간 최초 감정가의 절반 수준에서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공정위가 권고한 매각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잔금과 소유권 이전을 모두 완료할 예정이다.

두 점포 영업이 종료되면 새로운 사업자가 새로운 브랜드로 백화점 매장을 운영하게 된다. 부평점에 입점한 업체들은 이날 롯데백화점 측이 마련한 ‘매각 관련 간담회’에 참석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