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 일자리, 시장에 맡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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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퍼붓기보다 투자환경 조성사람은 어느 정도의 교육 기간이 끝나면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은 스스로 살아가는 이 방법을 ‘일하는 것’에서 찾는다. 이런 경제적 자립을 ‘취직’이란 형태를 통해 해결한다. 약 30년의 직장생활을 통해 1차적으로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한다. 취직이 아닌, 자영업 운영이나 창업 등으로 생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념 편향 정책실험도 접어야"
박용호 < 前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
일을 통한 경제적 자립 활동의 2차적 목적은 ‘자아실현’을 꼽을 수 있다. 일이나 업무를 통해 그동안 배운 실력을 현장에서 실험해 보며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것이다. 따라서 건강한 양질의 일자리는 인간 삶의 필수요소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우리 국민, 특히 맨바닥에서 자본도 없이 경제적 자립을 시도하는 청년들에게 근로의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요 의무다.그런데 요즘 청년 취업난과 일반 국민의 일자리 문제는 참사 수준이다. 실업자는 130만 명(2월 기준)을 넘고, 경제의 허리인 30~40대 일자리는 크게 줄었다. 제조업 일자리는 작년 4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5.1%로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인 셈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 세금을 들여 강의실 불 끄기, 그물 수거하기, 낙엽 제거하기처럼 질 낮은 단기 일자리만 양산하고 있을 뿐이다.
2017년 말부터 경제가 좋다면서도 해마다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했다. 올 1분기에도 경제 지표가 나쁘니 국채 발행을 통해서라도 추경(약 6조7000억원)을 또 한다고 한다. 국가채무 1700조원에, 공무원 연금의 충당 부채는 740조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2022년까지 공무원을 17만4000명 늘리겠다고 한다.
필요한 건 양질의 민간 일자리다. 민간 기업이 커야 일자리도 늘어난다. 헌법 제119조는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며 자유시장경제를 표방하고 있다. 일자리는 시장에 맡기는 게 지름길이다. 반(反)기업 정서만 해소돼도 기업인들은 힘이 솟아날 것이다. 주 52시간 근로제 일률적용,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문제다. 최저임금의 상승 속도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견딜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장은 없고 모두가 파산 지경에 이르게 된다. 감성적 정치 프레임인 탈원전 정책에서도 되돌아서야 하고, 대북 정책도 국내 경제사정과 냉정한 국제 정세를 염두에 두고 짜야 한다.청·장년들이 꿈꾸고 도전하는 생태계에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추세에 걸맞은 교육에 예산을 더 많이 배정하고 혁신적인 시제품(서비스, 소프트웨어 등)을 제작해 볼 수 있게 뒷받침해야 한다. 강의실 불을 끄는 알바를 할 시간에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인공지능을 공부하게 돕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기보다 창업에 도전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모든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 행정력과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 일자리가 있어야 자아실현도 가능하고 사회봉사도 가능해진다. 그래야 국가가 생존하며 지속 성장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이념 편향의 미숙한 정책을 고집해 국민의 삶을 망치게 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