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추경, 밑 빠진 독에 물 붓기"…홍남기 "잘못된 인식"

羅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한 사과부터…소득주도성장 실패"
洪 "하나하나 중요한 사업…5월 국회서 추경 심의해 달라" 요청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0일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국회 심사를 요청하러 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현 정부의 경제 정책부터 바꾸라고 요구했다.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홍 부총리와 만나 "잘못된 소득주도성장론을 유지하면서 또다시 추경을 편성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정부는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한 사과부터 먼저 하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는 추경 편성의 이유로 산불, 포항지진을 언급하는데 급한 건 예비비 집행으로도 할 수 있다"며 "(추경 심사를) 무조건 해달라고 하지 말고 경제정책 기조를 바꾼다는 시그널부터 보내라"고 촉구했다.

그는 또 "경제가 어려우면 늘 '글로벌 리스크'를 말하는데 미국과 중국은 올해 1분기 둘 다 경제성장률이 좋다"며 "우리만 성장률이 마이너스인 이유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이어 "(추경 심사 지연을) 야당 탓으로 돌리지 말라"며 "부총리가 소신을 갖고 경제정책 전반의 기조를 전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나 원내대표가 경제 전체 상황에 대해 보고를 못 받은 것 같다"며 "현재 우리나라 경제의 어려움은 고용 부진 등 구조적 문제에다 글로벌 경제의 여파도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경에는 미세먼지 대책 비용도 있지만 향후 경기 하방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내용도 반영됐다"며 "하나하나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다.필요하다면 제가 직접 나 원내대표에게 설명하겠다.

5월 국회에서 꼭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송언석 의원은 "세계 경제와 우리 경제의 동조화 현상은 이미 깨졌다"며 "불황의 원인으로 대외변수를 내세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송 의원은 이어 "경기가 나빠질 것에 대비해 추경 편성을 하겠다는 것은 결국 경제정책 실패를 자백한 것과 같다"며 "시중에서는 우리나라 경제가 망했다, 끝났다는 외침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홍 부총리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경제는 어렵고 특히 중국의 최근 경제성장은 대대적 감세를 통해 뒷받침된 것이다.

잘못된 인식"이라고 설명하자, 나 원내대표는 "그렇다면 우리도 감세하면 될 것 아니냐"고 대꾸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홍 부총리와 만나자마자 "추경 심사를 부탁하러 오셨느냐"며 "그것 때문이라면 굳이 올 필요가 없었다.그래서 사전에 오지 말라고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