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브라질 국경폐쇄 해제…마두로 "국방장관 완전 신뢰"

네덜란드령 아루바와도 통행 재개…대법, 국회부의장 군 교도소 수감 명령
베네수엘라가 브라질과 카리브해 네덜란드령 섬인 아루바에 대해 취했던 국경폐쇄 조치를 3개월 만에 해제했다.타렉 엘 아이사미 경제 담당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국영 VTV 연설에서 "우리는 브라질과 아루바 국경을 평화로운 곳으로 바꾸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로이터ㆍA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아이사미 부통령은 "그들은 우리 영토에 대한 공격의 수단이 되는 것을 피했다"면서 "그들로부터 우리의 주권이 존중될 것이며 베네수엘라 국민이 다뤄야 할 문제에 간섭이 없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은 지난 2월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미국 등 국제사회가 지원한 인도주의 원조의 반입을 시도하자 국경을 폐쇄했다.미국의 지지를 받는 과이도 의장과 야권은 많은 국민이 식품과 의약품 등의 부족 사태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다고 주장하며 원조 반입을 추진했다.

반면 마두로 정권은 각종 제재로 인도주의 위기의 원인을 만든 미국이 제공한 원조가 외세 개입의 빌미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며 원조 반입을 저지했다.

하지만 이후에 국제 구호단체를 통한 원조 물품 반입을 허용했다.아이사미 부통령은 지난 2월 폐쇄된 네덜란드령 카리브해 섬 쿠라사우와 보네르와의 해상 및 항공 국경과 이웃 나라 콜롬비아와의 육상 국경폐쇄는 유지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그는 콜롬비아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다른 나라와의 국경은 적대적이며 공격적인 태도가 멈춰질 때까지 계속 폐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작년 5월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승리, 지난 1월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그러나 과이도 의장은 지난 1월 작년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연금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등 불법적으로 실시됐다고 주장하면서 마두로를 인정하지 않고 임시 대통령을 자처, 미국 등 서방 50여개 국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벌여왔다.

마두로 대통령은 과이도 의장을 향해 정권 붕괴를 바라는 미국의 후원을 받는 꼭두각시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중국, 쿠바 등의 지지와 군부의 충성을 토대로 맞서면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이도 의장은 지난달 30일 수십명의 군인과 함께 군사봉기를 시도했지만 결국 군부의 지지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 VTV를 통해 과이도 의장이 기도한 군사봉기 계획을 쿠데타로 규정하고 이를 도운 마누엘 리카르도 크리스토퍼 피게라 전 베네수엘라 비밀경찰(SEBIN) 국장을 반역자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부 장관과 마이켈 모레노 대법원장을 완전히 신뢰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두 사람이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위해 야권과 협상을 벌였다고 밝힌 바 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최근 과이도 의장이 기도한 군사봉기를 지지한 혐의로 지난 8일 체포된 에드가르 삼브라노 국회부의장을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군 교도소에 수감하라고 이날 명령했다.삼브라노 부의장은 체포 이후 카라카스 티우나 요새에 있는 전투경찰 본부에서 사전 구속된 상태로 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