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미세먼지 국가기구 '늑장'…위원추천 안해 조직 미완성

국가기후환경회의 출범 보름…여야 갈등 등으로 위원 5명 위촉 못해
반기문 위원장 "여야 모두 공기는 마셔야"…6월 국민 대토론회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 중인 범국가 기구가 공식 출범한 지 보름 가까이 되도록 기구 구성도 마치지 못하고 있다.정치권이 여야 갈등과 정당 내 사정 등으로 위원을 추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에 따르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은 이 기구는 정부 장관급 인사, 정치권 추천 인사, 산업계·시민사회·종교계·학계 관계자 등 위원 42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정치권 추천 인사는 국회의장 추천 2명,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원내 교섭단체 추천 각 1명 등 총 5명이다.전체 위원 42명 가운데 정치권 추천 위원을 뺀 나머지 37명은 출범식 전에 이미 인선이 모두 끝났다.

반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갈등 상황으로 정치권 추천 인사 5명이 위촉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미세먼지 문제에 여야가 어디 있나.

여야 모두 공기는 마셔야 하지 않느냐"고 꼬집은 바 있다.이후 12일 현재까지도 정치권 추천 인사 5명은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기우 국회의장 정무수석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현재 3명 정도는 거의 정해진 상태"라며 "아직 추천하지 않은 정당도 있다"고 전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정치권을 마냥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미세먼지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국가기후환경회의는 계절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다시 높아지기 전인 올해 9월에는 미세먼지 감축 단기대책을 정부에 제안할 예정이다.

운영위원장을 맡은 안병옥 전 환경부 차관은 "현재 42명의 위원과 별도로 전문위원회, 국민정책참여단을 구성하고 있다"며 "의제를 어느 정도 축적한 뒤 정치권 추천 인사 5명을 포함한 42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본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기후환경회의는 6월 9일 국민 대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출범식이 열린 지난달 29일 제1차 본회의를 연 데 이어 2차 본회의를 6월 중순께 개최할 예정이다.

9월에는 제2차 국민 대토론회도 열 방침이다.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김숙 전 주유엔 대표부 대사는 "정치권이 인사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미세먼지 저감 방안 마련을 지체할 수는 없다"며 "시간이 촉박한 만큼 앞으로 속도감 있게 일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