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퍼스트' 전략으로 진정한 '도시 은행' 된 씨티그룹
입력
수정
미국 씨티그룹이 최근 들어 온라인뱅킹 부문에서 유례 없는 호실적을 기록 중인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겪게 됐던 실적 악화로 지점 수를 줄일 수밖에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추진했던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 오히려 씨티그룹의 경쟁력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온라인뱅킹 예금 증가액은 올해 크게 늘어나 지난 1분기에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분인 10억달러(약 1조184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3분의 2가량은 신규 고객으로부터 나왔으며, 절반가량은 씨티은행 지점이 없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고객에게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WSJ는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뱅킹 부문에 힘을 쏟던 씨티그룹의 전략이 요근래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씨티그룹의 미국 내 지점 수는 지난 2011년과 비교해 30%가량 줄어든 689개로 집계됐다.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여타 대규모 은행들이 미국에서 여전히 4000~5000개 수준의 지점을 운영 중인 것과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WSJ는 관리해야 하는 지점의 숫자가 적은 것이 향후 씨티그룹을 온라인뱅킹의 선두 주자로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사들이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지점들을 통한 소규모 예금 유치 업무에 매몰돼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유연한 업무 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티븐 버드 씨티그룹 글로벌 소비자금융 대표(CEO)는 “우리가 4000개가 넘는 지점들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앞으로 오히려 더 큰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다만 아직까지 미국 내 소비자들이 온라인뱅킹보다는 지점을 통한 은행 업무를 선호한다는 점을 들어 씨티그룹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츄어가 지난해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금융소비자의 44%는 아직까지 온라인뱅킹을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씨티그룹은 은행과 카드 부문 고객들을 통합하는 전략을 통해 온라인뱅킹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존 씨티그룹 카드 고객들을 대상으로 은행 계좌 개설 시 높은 이자율을 제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뱅킹에 익숙한 아시아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세를 넓힐 계획도 밝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온라인뱅킹 예금 증가액은 올해 크게 늘어나 지난 1분기에 이미 지난해 전체 증가분인 10억달러(약 1조1840억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중 3분의 2가량은 신규 고객으로부터 나왔으며, 절반가량은 씨티은행 지점이 없는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고객에게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WSJ는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뱅킹 부문에 힘을 쏟던 씨티그룹의 전략이 요근래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씨티그룹의 미국 내 지점 수는 지난 2011년과 비교해 30%가량 줄어든 689개로 집계됐다.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여타 대규모 은행들이 미국에서 여전히 4000~5000개 수준의 지점을 운영 중인 것과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WSJ는 관리해야 하는 지점의 숫자가 적은 것이 향후 씨티그룹을 온라인뱅킹의 선두 주자로 만드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사들이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지점들을 통한 소규모 예금 유치 업무에 매몰돼 있는 동안 상대적으로 유연한 업무 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스티븐 버드 씨티그룹 글로벌 소비자금융 대표(CEO)는 “우리가 4000개가 넘는 지점들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앞으로 오히려 더 큰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다만 아직까지 미국 내 소비자들이 온라인뱅킹보다는 지점을 통한 은행 업무를 선호한다는 점을 들어 씨티그룹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이 당장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액센츄어가 지난해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금융소비자의 44%는 아직까지 온라인뱅킹을 한 번도 사용해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씨티그룹은 은행과 카드 부문 고객들을 통합하는 전략을 통해 온라인뱅킹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존 씨티그룹 카드 고객들을 대상으로 은행 계좌 개설 시 높은 이자율을 제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뱅킹에 익숙한 아시아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판세를 넓힐 계획도 밝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