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학회 참가·미성년 자녀 논문공저 등록…'연구부정' 교수 무더기 적발

징계도 서면경고 등 '솜방망이'
대학교수가 미성년자 자녀를 논문 공동 저자로 부당하게 올린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돈만 내면 심사 없이 논문을 발표할 수 있는 ‘부실학회’에 참가한 대학교수도 570여 명에 달했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성년 공저자 논문 및 부실학회 참가 조사·조치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2007년 이후 발표된 논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0개 대학의 전·현직 교수 87명이 139건의 논문에 미성년 자녀를 공저자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학의 1차 검증 결과 5개 대학 7명의 교수가 12건의 논문 저자에 자녀를 허위등재한 사실이 확인됐다.대학의 부실 검증 정황도 드러났다. 대학들은 나머지 127건의 논문은 자녀가 연구에 실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정했지만, 교육부 검토자문단 조사 결과 85건이 검증에 문제가 있었다.

교육부가 교수 자녀 여부와 상관없이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등재된 전체 논문을 대상으로 추가 실태조사를 한 결과 56개 대학의 교수 255명이 논문 410건에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미성년자 논문이 부정행위로 최종 판정되거나 대입까지 활용된 것으로 확인되면 징계 조처 및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교수들이 부실학회에 참가한 정황도 대거 드러났다. 최근 5년간 심사 없이 학술대회를 열고 논문 발표 기회를 주는 등 부실학회로 밝혀진 와셋(WASET)과 오믹스(OMICS)에 참가한 대학교수는 574명에 달했다. 이들은 808차례 학회에 참가했다. 교육부 등 정부 부처들은 두 학회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된 교수 중 국가 연구비를 지원받은 473명에 대해 출장비 회수 및 연구비 정밀정산 절차를 밟고 있다.교육부는 두 연구부정 사안에 부실조사가 의심되는 서울대와 연세대, 성균관대 등 15개 대학에 대해선 특별조사를 할 예정이다. 대학 연구윤리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연구비 상위 20개 대학의 연구윤리 실태조사 결과를 매년 공개하는 등 연구윤리 확립 계획도 세웠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