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 '진격' 역동적인 부산…퀀텀점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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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도시로 도약하는 부산

부산시와 상공계는 육해공을 기반으로 한 공항과 항만산업, 육지에서는 관광산업을 도약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불황을 이겨내고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이 같은 산업만큼 부산의 특성을 효율적으로 살릴 분야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에 나서면서 부산시와 중앙정부의 ‘신공항 논리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부산시는 김해신공항을 건설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던 관문공항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4시간 운영되는 공항이 될 수 없고, 안전과 소음으로 민원에 시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경상남도와 울산시는 다른 입장을 보이다가 올 들어 김해신공항 대신 새로운 공항을 구축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아 중앙정부에 새로운 공항입지를 마련해 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신공항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며 “반드시 중앙정부를 설득시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2016년 7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조치로 중국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려 크루즈 부산 관광이 추락했으나 다시 회복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0% 이상 크루즈 입항이 늘어날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와 정부는 북항 일대에 대규모 복합리조트와 오페라하우스를 설립하고, 북항 일대 바닷가를 제대로 된 해양클러스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도시철도 1호선 중앙역과 연결된 트램노선을 조기 착공하고 1부두 피란수도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도 힘을 쏟는다. 북항에서 차로 5분 거리인 부산금융단지 일대에도 금융박물관과 새로운 스타트업 클러스터가 조성돼 부산의 성장동력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자체뿐 아니라 주민과 시민단체도 관광부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영도대평동마을회와 깡깡이예술마을사업단은 오는 17일 13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옛 영도 도선의 추억과 향수를 실은 ‘깡깡이 유람선’을 운항한다. 감천동 문화마을에서 시작된 부산문화 관광 움직임은 초량동과 영도, 기장군으로 확대돼 국내외 관광객에게 바다와 함께 부산 문화를 하나하나 선보이기 시작했다. 젊은 사업가들의 참신한 발상으로 부산을 알아가면서 글로벌한 부산 모습으로 탈바꿈시켜가고 있다.조선과 자동차산업이 추락하고 있지만 산학 협력으로 새로운 창업자를 만들어내고 있고 활력을 되찾아가는 기업들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드래곤 캠퍼스’로 불리는 부경대 용당캠퍼스는 33만㎡ 규모 캠퍼스를 통째로 기업들에 개방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330여 개의 기업이 둥지를 틀었고, 600억원 이상의 매출도 올리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노사 갈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LPG ‘도넛탱크’를 내세워 품질 자신감을 갖추고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시장을 지켜가고 있다. 화승그룹도 매출 4조5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자동차부품과 신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자리를 유지하면서 개발연구와 첨단 제품을 생산하는 데 온 힘을 집중하고 있다. 남성복 ‘인디안’ 브랜드로 잘 알려진 세정도 쇼핑뿐 아니라 외식과 휴식, 휴가를 보낼 수 있는 도심 속 놀이공간 매장을 조성하고, 라이프스타일 유통사업에 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선급은 글로벌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선박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남부발전은 미국 나일스 복합발전사업에 국내 발전사로선 처음으로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앞으로 기술력을 내세워 해외 복합발전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선주조는 장례식장 전용 소주를 출시하고 건전한 음주문화 광고를 제작해 눈길을 끌고있다. 골든블루는 올해 글로벌 경쟁사들을 제치고 국내 정통 위스키 시장 1등 브랜드로 입지를 구축했다.
금융도시를 지향하는 부산의 목표에 발로 뛰는 기업들도 있다. BNK금융그룹은 지주사와 힘을 합쳐 경영효율성을 높여가고 있다. 조선과 자동차산업의 부진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과 디지털 및 정보통신 금융 시스템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도 예비 유니콘을 위해 제2의 벤처붐 조성에 힘을 쏟아붓고 있다. 부산금융단지에 자리 잡은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도 금융박물관을 건립해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금융교육을 펼치고 있고,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등 부산의 미래를 위해 지원을 펼치고 있다.김영재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산은 조선과 자동차산업의 부진에다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제 등으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통일시대에 대비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항만에다 공항, 철도 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관광도시로 키우는 데 힘을 모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