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IMF, 7조원대 구제금융 합의…1980년대 이후 13번째

경제난에 시달리는 파키스탄이 또다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다.

13일 익스프레스트리뷴 등 현지 매체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압둘 하피즈 샤이크 파키스탄 재정고문은 전날 IMF 대표단과 협상에서 60억달러(약 7조800억원) 규모의 3년짜리 차관을 받는 데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합의안은 IMF 이사회의 승인을 얻으면 최종 확정된다.

파키스탄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는 것은 1980년대 후반 이후 이번이 13번째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해 8월 취임 후 IMF 구제금융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경제 위기가 깊어지면서 또다시 IMF에 손을 벌리게 됐다.칸 총리는 이번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샤이크를 재정고문에 임명하고, IMF에서 근무하는 이코노미스트 레자 바키르를 중앙은행 신임 총재로 앉히는 등 경제팀을 새롭게 꾸렸다.

샤이크 재정고문은 파키스탄은 무역 적자 등으로 인해 연간 채무 상환에 120억달러(약 14조1천700원)가 필요한데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으로부터도 3년간 20∼30억달러를 더 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IMF 협상단 대표인 라미레스 리고는 "이번 프로그램은 파키스탄 정부가 추진하는 강하고 균형 잡힌 성장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재정·무역수지 적자 개선, 세제 등 제도 개편, 투명성 강화 등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파키스탄은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등과 관련해 620억 달러(약 73조2천억원) 규모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면서 대규모 차관을 들여왔다가 빚더미에 올랐다.

인플레이션은 8%대로 치솟았고 파키스탄 루피화의 가치도 폭락한 상태다.

이에 파키스탄은 중국에서 25억 달러(약 2조9천500억원)의 긴급 자금을 받기로 한 것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서도 각각 60억 달러와 62억 달러 규모의 차관이나 원유를 지원받기로 한 상황이다.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중국에 향후 20년간 400억 달러(약 47조2천억원)의 빚을 갚아야 한다.

아울러 칸 총리가 취임 때 약속한 복지 강화를 위해서도 많은 재원이 필요한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