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개 자사고, 선행교육규제법 어긴 수학문제 출제"

사교육없는세상, 지난해 1학년 1학기 수학시험 문항 분석
서울의 일부 자율형사립고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고난도 시험 문제를 내 선행교육규제법을 위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3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9개 자사고의 지난해 1학년 1학기 중간·기말 수학 시험 문제를 받아 분석한 결과 모든 학교에서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교육규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걱세에 따르면 현직 수학교사 17명으로 구성된 분석단이 이들 학교의 시험문제를 평가한 결과 ▲ 1학년 1학기 시험에 1학년 2학기 이후의 시험범위에서 선행 출제한 경우 ▲ 시험범위는 맞지만 교육과정을 위반해 출제한 경우 ▲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삭제되거나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출제한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특히 시중에 나와 있는 고난도 문제집에서 숫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출제하거나 숫자만 바꿔 출제한 경우도 여럿 있었다고 사걱세는 지적했다.사걱세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실을 통해 서울 22개 자사고에 수학 시험지 제출을 요구했지만 13개 학교는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사걱세는 "적발된 문제들은 선행학습을 조장하고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만 유리한 문제들로, 정상적인 교육과정의 수준과 진도대로 공부한 학생들은 시험 시간 안에 대단히 풀기 어려운 수준의 문제"라며 "선행교육규제법이 시행되는데도 이런 유형의 위반사항들이 예외 없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서울시교육청에서 2018학년도 공교육정상화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고1 시험지에 위반사항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돼 있다"면서 자사고 전체를 대상으로 법 위반 여부를 재조사하고 그에 따른 시정조치를 할 것을 교육청에 요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