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vs 한국당 문-황교안 단독회담 놓고 연이틀 신경전

5월 추경도 꼬이나…회동 조율 쉽지 않을 듯
사진=연합뉴스
청와대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멈춰선 국회를 재가동하기 위한 회동 방식을 두고 연이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야 5당 대표 회동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청와대와 일대일 영수회담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당의 입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이달 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처리하겠다는 목표 역시 안갯속에 빠졌다.청와대는 10일 한국당의 거듭된 일대일 회담 제안에 대해 여야 5당이 함께하는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가동이 우선이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 문제 등을 협의할 5당 대표 회동이 우선 조기에 성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추경과 민생현안 등 국회에서 입법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그런 만큼 작년 11월 이후 멈춰버린 여야 5당의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재가동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대담에서 대북 식량지원과 안보 현안을 집중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 대 1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양자 대화를 역제안했다. 이날 오전에는 “무조건 여야 대표들이 함께 모여야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저의 단독 만남을 피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애당초 정책 전환을 염두에 두지 않고 야당 대표들을 들러리 세우겠다는 발상부터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청와대는 황 대표의 요구를 사실상 공식 거부했다. 야당과의 대화가 성사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이후 이처럼 경색정국이 좀처럼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5월 안에 추경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정부 여당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같은 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조속한 추경 처리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추경안이 5월 안에 통과돼야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는데 한국당이 원내 활동에 전념하지 않고 있어 많이 늦어질까 걱정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5당 대표 회동이 최대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국민부담 경감3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민생국회를 열자니까, 국민 밥그릇은 생각하지 않고 본인들 정권을 연장하는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강행했다”고 맞섰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