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靑 대표회담 '평행대치'…한국 '1대1 대화' 고수

민주 "금주내 반드시 국회정상화", 한국 "문대통령 '혐오정치' 멈추라"
여야는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표회담 형식을 둘러싸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갔다.여권은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압박하며 '선(先) 5당 대표회동 후(後) 1대1 회담' 원칙을 못 박은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격의 없는 대화를 위해 문 대통령과 황교안 대표의 '1대1' 대화를 고수했다.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이달 내 처리하기 위해선 이번 주 내로 국회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한국당의 원내 복귀를 호소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금주 내로 반드시 국회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임기종료(5월말)를 감안하면 이번 주 안에는 국회가 정상화되고 추경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조정식 정책위의장도 "한국당의 국회 복귀와 추경 협조를 거듭 요청한다"면서 "한국당이 막말 타령에 도취돼 있는 만큼 민생은 멍들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 안전과 민생 추경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서라면 열린 자세로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국당의 단독 영수회담 주장에는 선을 분명히 하면서도 현재 5당으로 구성된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의 형식을 3당으로 운영하는 방안에는 일단 여지를 두고 있다.당 관계자는 "청와대가 어제 밝혔다시피 청와대 대표 회동에는 5당 대표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는 데에서 입장 변화가 있을 수 없다"며 "다만 여야정협의체는 3당으로 축소하는 방안은 당사자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의 양해를 전제로 당에서 청와대에 건의할 수 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국당 역시 '1대1 회동'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장외 '민생투쟁'의 일환으로 충북 제천 농가를 방문한 황교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러 당이 함께 모여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나누다 보면 초점이 흐려지고 정말 우리가 원하는, 논의돼야 하는 내용이 논의될 수 없다"면서 "1대1 대화로 진지하게 논의해야지 과거와 같은 보여주기식 회담은 큰 의미가 없다"고 못 박았다.그는 "잘못된 전철을 밟는 것은 바르지 않다"며 "대통령과 격의 없는 일대일 대화를 통해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안보를 지켜낼 저희 생각을 말씀드리고, 대통령 의견도 들어서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협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전날 정치권을 겨냥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강도 쓴소리를 놓고도 비판을 쏟아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권이 과거에 머물러있다는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지금까지 한 일이 무엇이냐. 지금 가장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문 대통령"이라며 "계속되는 혐오의 정치, 분열의 정치, 막 나가는 정치를 멈추지 않으면 국민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문 대통령의) 남 탓도 도가 넘었다.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름으로 밀어붙인 정책이 실패해 국민이 얼마나 피해를 보는지 문 대통령은 정말 모르느냐"면서 "문 대통령은 비서 정치를 관두고 이제 나와서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은 여야의 책임을 함께 거론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마지막으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장외에서 자기들끼리 세몰이 경쟁만 하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는 과거 박근혜 정부가 왜 몰락했는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면서도 "원내 1당인 민주당도 그 책임이 적지 않다.열린 자세와 통 큰 결단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