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무역분쟁 격화에도 '상승'…"합의 기대감 남아있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지수가 미중 무역분쟁 확대 우려에도 기관 매수에 힘입어 하루 만에 상승 마감했다. 양국의 합의 기대감이 아직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44포인트(0.12%) 상승한 2081.45로 장을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는 무역분쟁 격화 우려에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도 하락 출발했다.중국 재무부는 다음달부터 600억달러(약 71조25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최고 25% 인상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 10일부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높인 데 대한 보복조치다. 그러나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는 장중 상승세로 전환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의 정기 조정 영향도 크지 않았다. MSCI는 이날 신흥국지수에서 중국 본토기업 주식인 A주의 편입 비중을 기존 5%에서 1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지수 내의 한국 주식 비중은 줄어들고 관련 매도세가 나올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MSCI 신흥국의 중국 A주 편입과 같은 단기 이슈가 이날 외국인의 매도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까지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없는 만큼, 관세 보복이 지나가면 양국이 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관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관이 336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852억원, 597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 순매수, 비차익 순매도로 전체 1436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권선물위원회 제재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소송 2심에서도 승소했다는 소식에 7.54% 급등했다.

코스닥지수도 상승 마감했다. 1.36포인트(0.19%) 상승한 710.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장중 700선이 붕괴됐지만, 외국인의 매수에 힘입어 장중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71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이 1077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777억원과 170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종목군은 대부분 하락했다. 에이치엘비는 2.50%나 빠졌으며 CJ ENM 신라젠 스튜디오드래곤도 1%대 하락했다. 반면 헬릭스미스 포스코케미칼 메디톡스는 소폭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0원 오른 1189.40원에 장을 마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