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무추진비도 '제로페이'로 결제

국고금관리법 개정안 입법예고
결제 방식 불편해 활성화 미지수
올 하반기부터 정부 부처의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제로페이로선 1000억원의 신규 시장이 열린 셈이지만 결제 방식의 불편함 등이 여전해 기대만큼 활성화될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정부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국고금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연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은 결제수수료가 0%다. 하지만 시장에서 좀처럼 확산되지 않자 정부가 활성화를 위한 마중물을 대자는 차원에서 업무추진비의 제로페이 결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제로페이 결제금액은 올 1월 2억8300만원, 2월 5억3000만원, 3월 12억3800만원에 그쳤다.개정안은 정부구매카드 사용 권한을 없앨 때 카드 회수 외에 ‘해지’ 규정을 신설했다.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제로페이는 회수한다는 개념이 없어 서비스 해지 규정을 새로 마련한 것이다. 또 기존엔 하나의 카드사와만 계약해 사용하도록 했지만 제로페이와 신용·직불카드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로페이 가맹점이 확대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제로페이 법인용 시스템을 구축해 하반기부터는 제로페이로 업무추진비를 결제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결제 규모는 1년에 1000억원 정도”라며 “올 하반기 업무추진비 결제 추이를 보고 내년 운영비, 여비 등 다른 관서 운영경비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기대만큼의 성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로페이가 인기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매번 결제금액을 직접 입력해야 하는 등 사용이 불편하기 때문이다. 사용 편의성 개선이 우선이란 얘기다. 애초에 민간이 자율적으로 경쟁해야 할 결제 서비스 시장에 정부가 뛰어든 것 자체가 시장 왜곡을 낳는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