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株 잇단 악재에…헬스케어펀드 '털썩'

코오롱 '인보사 쇼크'에
삼성바이오 검찰수사까지…

34개 1년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
해외 헬스케어펀드는 성과 꾸준
"장기적 분산투자 전략 바람직"
제약·바이오주를 담는 헬스케어펀드가 투자 지역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쇼크’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 헬스케어펀드는 대부분 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 바이오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른 시간 내 국내 바이오주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국내와 해외 헬스케어펀드에 적절한 비중으로 분산 투자하는 등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성과 부진한 국내 펀드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헬스케어 투자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34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DB바이오헬스케어 펀드는 -15.56%였으며,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 펀드도 -18.02%를 기록했다. 거래소에서 개별 종목처럼 거래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더욱 낮았다. 미래에셋TIGER헬스케어 ETF는 같은 기간 -19.32%였고 삼성KODEX헬스케어 ETF도 -19.26%로 비슷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오롱티슈진, 메디톡스 등 국내 대표 바이오주의 잇단 악재가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식회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거인멸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됐다. 코오롱티슈진과 모회사인 코오롱생명과학도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성분이 바뀐 사실을 이미 2년 전 인지했다고 실토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대웅제약이 도용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행정법원에 제소한 상태다.서근희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바이오주는 먼 미래에 나올 결과물에 대한 기대심리가 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대외적 충격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며 “국내 바이오주의 신뢰 위기가 이른 시일 내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국내 헬스케어펀드) 비중을 축소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도 “대표 종목인 셀트리온의 1분기 실적이 저조했는데 이런 탓에 전반적으로 바이오주가 약세를 보이는 측면도 있다”며 “다만 주가가 많이 빠진 만큼 장기적으로 보고 분산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선방한 해외 펀드해외 헬스케어펀드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면서 국내 펀드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미래에셋TIGER나스닥바이오 ETF와 블랙록월드헬스사이언스 펀드는 최근 1년 수익률이 각각 11.47%, 10.11%를 기록했다. 메리츠글로벌헬스케어 펀드와 한화글로벌헬스케어 펀드도 7.45%와 3.50%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국내와 달리 해외 바이오주는 별다른 악재 없이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나스닥 바이오지수는 13일(현지시간) 3182로 지난해 12월 31일(3044)보다 약간 상승했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헬스케어펀드가 주로 담는 해외 바이오주는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 전통 제약주가 많다”며 “주가수익비율(PER)도 일반적으로 20배를 넘지 않아 단기간 고속 성장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조금씩 성장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와 해외 헬스케어펀드의 장단점이 명확한 만큼 적정한 비율로 분산 투자하면 리스크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호기/양병훈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