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변경' 서류만 빼고 제출…경영권 갈등 봉합 안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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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에 무슨 일이…한진그룹이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한 서류들 가운데 동일인 변경에 대한 내용을 뺀 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락된 것처럼 보였던 한진가(家) 경영권 분쟁이 봉합되지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 15일 대기업 동일인 발표
직권으로 조원태 총수 지정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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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이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 정하지 못한 채 서류를 냈지만 조 회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삼성과 롯데그룹의 동일인을 기존 이건희 회장, 신격호 명예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 신동빈 회장으로 직권변경했다. 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오너 경영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것이다.
동일인 지정을 둘러싼 한진가 내홍은 조 회장과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동생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3남매 간 경영권 분쟁 의혹만 더 키웠다는 지적이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만 지배하면 대한항공 등 나머지 주요 계열사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한진가의 한진칼 지분율은 28.8%다. 지난달 미국에서 급작스럽게 별세한 조양호 회장 지분이 17.8%로 가장 많다. 조 회장과 현아, 현민씨 등의 지분율은 2.3% 안팎으로 비슷하다. 상속 문제가 남아 있어 그룹 경영권을 누가 가져갈지를 두고 힘 겨루기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그룹 총수가 된다는 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정리가 됐지만 상속과 이에 따른 지분 배분, 재산 분할에는 아직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이태훈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