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긴 가족제대혈, '깜깜이' 계약으로 무용지물 사례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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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중요 정보 제대로 제공해야" 복지부에 통보·주의 요구
수혈 부작용 예방대책 '미흡'…"여성 혈장 혈액제제 관리대책 마련해야"개인이 신생아와 가족의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위탁·보관하는 가족제대혈 시장이 연간 250억원 규모로 커졌지만 정작 계약 전 제대혈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때 제대혈 이식이 가능할 것으로 믿고 제대혈 보관을 위탁했으나 실제 질병이 발생할 경우 제대혈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감사원은 15일 공개한 '혈액 및 제대혈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서 가족제대혈 위탁자가 제대혈과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제공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가족제대혈은행의 허위·과대광고로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제대혈이란 산모가 신생아를 분만할 때 분리된 탯줄과 태반에 남아 있는 혈액으로서 조혈모세포와 줄기세포가 있어 질병 치료에 활용된다.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보건복지부 허가를 받은 제대혈 은행은 총 17개다.
이 중 제대혈 이식 등을 위해 국가가 지정·관리하는 기증제대혈은행은 9곳, 개인이 신생아 또는 가족 이식 등을 목적으로 위탁계약으로 제대혈을 보관하는 가족제대혈은행은 13곳(기증제대혈은행과 5곳 중복)이다.
가족제대혈 보관 기간은 15∼100년, 보관위탁비용은 99만∼400만원, 연간 시장규모는 250억원으로 추정된다.감사원에 따르면 질병의 유형에 따라 본인 또는 타인 제대혈 이식의 치료 효과가 다른데도 가족제대혈은행은 본인 제대혈 이식으로 치료가 어려운 질병 등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질병 치료를 위해 제대혈을 이식할 경우 제대혈의 총 유핵세포(조혈모세포 등) 수가 환자 체중 1㎏당 3천만개 이상 필요하다.
유핵세포 수가 3억개인 제대혈의 경우 체중이 10㎏인 자녀에게는 이식이 가능하지만, 체중이 더 늘어나면 이식에 필요한 유핵세포 수가 부족해 이식이 불가능해진다.그런데도 가족제대혈은행은 제대혈 내 총 유핵세포 수 검사 결과를 위탁자에게 고지하지 않거나 이식에 필요한 체중별 총 유핵세포 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이와 함께 일부 제대혈은행은 기증제대혈과 가족제대혈의 이식 현황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 실적으로 홍보하는 등 가족제대혈 활용 결과를 부풀려 홍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모가 대가 없이 기증한 기증제대혈이 사용되지 않은 경우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데도 기증제대혈의 경우 본인 사용이 불가하다고 홍보하거나, 폐기하지 않는 기증제대혈을 5∼10년마다 폐기한다고 허위 사실을 홍보하는 곳도 있었다.
이에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가족제대혈 관련 중요 정보를 위탁자에게 제공하도록 제대혈 표준약관을 마련·배포하는 등 제도 정비 방안을 마련하고, 가족제대혈은행이 허위·과대광고를 했는지 실태조사를 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가족제대혈 위탁자 보호를 위해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감사 결과, 질병관리본부의 수혈 부작용 예방대책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한 적이 있는 여성 헌혈자의 혈장이 포함된 혈액제제는 '수혈 관련 급성폐손상'(TRALI) 유발 가능성이 높은데도 질병관리본부는 이를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감사원이 혈액원 2곳의 채혈 및 공급실적을 분석한 결과, 여성 헌혈자 2만8천517명의 혈액 3만6천865유닛(혈액제제 기준 1유닛은 보통 120∼200㎖)이 수혈용으로 공급됐으며 이 중 헌혈 전 임신 관련 치료를 받은 345명(1.2%)의 혈액 392유닛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여성 헌혈자의 혈장이 포함된 혈액제제가 수혈용으로 공급되지 않도록 제한하는 등 수혈 관련 급성폐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이밖에 혈액원 간 채혈금지 대상자의 정보 공유가 미흡하고, 헌혈자의 연간 채혈량 제한 등 안전 확보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연합뉴스
수혈 부작용 예방대책 '미흡'…"여성 혈장 혈액제제 관리대책 마련해야"개인이 신생아와 가족의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위탁·보관하는 가족제대혈 시장이 연간 250억원 규모로 커졌지만 정작 계약 전 제대혈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때 제대혈 이식이 가능할 것으로 믿고 제대혈 보관을 위탁했으나 실제 질병이 발생할 경우 제대혈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있다.
감사원은 15일 공개한 '혈액 및 제대혈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서 가족제대혈 위탁자가 제대혈과 관련된 정보를 충분히 제공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가족제대혈은행의 허위·과대광고로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제대혈이란 산모가 신생아를 분만할 때 분리된 탯줄과 태반에 남아 있는 혈액으로서 조혈모세포와 줄기세포가 있어 질병 치료에 활용된다.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보건복지부 허가를 받은 제대혈 은행은 총 17개다.
이 중 제대혈 이식 등을 위해 국가가 지정·관리하는 기증제대혈은행은 9곳, 개인이 신생아 또는 가족 이식 등을 목적으로 위탁계약으로 제대혈을 보관하는 가족제대혈은행은 13곳(기증제대혈은행과 5곳 중복)이다.
가족제대혈 보관 기간은 15∼100년, 보관위탁비용은 99만∼400만원, 연간 시장규모는 250억원으로 추정된다.감사원에 따르면 질병의 유형에 따라 본인 또는 타인 제대혈 이식의 치료 효과가 다른데도 가족제대혈은행은 본인 제대혈 이식으로 치료가 어려운 질병 등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질병 치료를 위해 제대혈을 이식할 경우 제대혈의 총 유핵세포(조혈모세포 등) 수가 환자 체중 1㎏당 3천만개 이상 필요하다.
유핵세포 수가 3억개인 제대혈의 경우 체중이 10㎏인 자녀에게는 이식이 가능하지만, 체중이 더 늘어나면 이식에 필요한 유핵세포 수가 부족해 이식이 불가능해진다.그런데도 가족제대혈은행은 제대혈 내 총 유핵세포 수 검사 결과를 위탁자에게 고지하지 않거나 이식에 필요한 체중별 총 유핵세포 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이와 함께 일부 제대혈은행은 기증제대혈과 가족제대혈의 이식 현황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 실적으로 홍보하는 등 가족제대혈 활용 결과를 부풀려 홍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산모가 대가 없이 기증한 기증제대혈이 사용되지 않은 경우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데도 기증제대혈의 경우 본인 사용이 불가하다고 홍보하거나, 폐기하지 않는 기증제대혈을 5∼10년마다 폐기한다고 허위 사실을 홍보하는 곳도 있었다.
이에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가족제대혈 관련 중요 정보를 위탁자에게 제공하도록 제대혈 표준약관을 마련·배포하는 등 제도 정비 방안을 마련하고, 가족제대혈은행이 허위·과대광고를 했는지 실태조사를 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가족제대혈 위탁자 보호를 위해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감사 결과, 질병관리본부의 수혈 부작용 예방대책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한 적이 있는 여성 헌혈자의 혈장이 포함된 혈액제제는 '수혈 관련 급성폐손상'(TRALI) 유발 가능성이 높은데도 질병관리본부는 이를 관리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
2016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감사원이 혈액원 2곳의 채혈 및 공급실적을 분석한 결과, 여성 헌혈자 2만8천517명의 혈액 3만6천865유닛(혈액제제 기준 1유닛은 보통 120∼200㎖)이 수혈용으로 공급됐으며 이 중 헌혈 전 임신 관련 치료를 받은 345명(1.2%)의 혈액 392유닛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질병관리본부장에게 "여성 헌혈자의 혈장이 포함된 혈액제제가 수혈용으로 공급되지 않도록 제한하는 등 수혈 관련 급성폐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이밖에 혈액원 간 채혈금지 대상자의 정보 공유가 미흡하고, 헌혈자의 연간 채혈량 제한 등 안전 확보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감사원은 복지부 장관에게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