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 "세계 최대 콜레라 백신 생산기지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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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세번째 허가 받은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 시장 점유율 80% 돌파“세계 최대 콜레라 백신 생산 회사로서 한국 백신의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경쟁사 대비 5배인 연간 2500만 도즈 생산 가능해 독점적 지위 확보
생산규모 2배 증설 검토 중...빌게이츠 재단 지원 받아 5000만 도즈까지 확대 예정
자체 기술로 개발한 장티푸스, 폐렴구균, 수막구균 백신으로 파이프라인 확대
ATGC와 보툴리눔 톡신 공동개발로 단기 수익 사업 확보.. 2020년 수출 목표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15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세계에서 세번째로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의 허가를 받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유비콜은 국제기구 입찰 3년 만에 시장 점유율 80%를 돌파했다. 지난해만 1650만 도즈(1회 접종분량)를 유니세프에 공급했다. 유비콜보다 4년 먼저 허가를 받은 인도 샨타바이오테크닉의 ‘샨콜’이 최대 300만 도즈를 공급한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물량이다.
백 대표는 “인도 샨타가 최근 연간 생산 500만 도즈 규모로 공장을 확대했지만 우리가 최대 2500만 도즈를 생산할 수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도적인 1위지만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콜레라 백신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백 대표는 “올해만 국제기구로부터 2700만 도즈를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생산 설비가 부족하다”며 “빌게이츠재단과 50대50으로 투자해 최근 준공한 제2공장에 2500만 도즈 규모의 생산 설비를 추가로 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비 투자 비용 930만 달러 중 게이츠재단이 절반을 우선 지원하고 콜레라 백신 수요 감소에 대비해 다른 백신으로 전환이 가능한 다기능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백 대표는 “향후 고부가가치 사업인 마이크로바이옴이나 엑소좀 등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콜레라 백신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회사도 지속가능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작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콜레라 백신 225억원을 포함해 총 249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엉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백 대표는 콜레라를 시작으로 장티푸스, 폐렴구균, 수막구균 백신까지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500억원을 투자해 지난 4월 동춘천산업단지에 4층 규모의 제2공장 ‘V플랜트’도 준공했다. 이곳에서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 중인 백신과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새로운 백신 개발이 완료되는 2022년까지 파이프라인 공백을 채우기 위해 도입했다. 메디톡스 출신 최석근 부사장이 보톡스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ATGC가 개발 중인 ATGC-100의 임상 시료를 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연내 임상 1,2상을 거쳐 내년부터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 2공장에 500만 바이알 규모의 완제 생산 공장도 계획 중이다.
자체 기술로 개발 중인 백신 중 가장 속도가 빠른 장티푸스 접합백신인 ‘EuTCV’은 필리핀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장티푸스 백신은 선두주자인 인도 바라트바이오텍이 개발 중인 백신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형태로 임상2상을 건너뛰고 비교 임상3상만으로 2022년 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폐렴구균 백신은 올 겨울 국내에서 임상1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백 대표는 “5년 뒤 V플랜트에서 4가지 백신을 각각 연간 2500만 도스 씩 1억 도스를 생산하는게 목표”라며 “세계 전염병 퇴치에 기여하는 백신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