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콜 생산 5000만 도스 까지 확대…韓 백신 위상 높일 것"

세계 최대 콜레라 백신 회사 올라선 유바이오로직스
“세계 최대 콜레라 백신 생산회사로서 한국 백신의 위상을 높이겠습니다.”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경구용 콜레라 백신 ‘유비콜’의 허가를 받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 백신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만 1650만 도스(1회 접종 분량)를 공급해 국제기구 입찰 3년 만에 시장점유율 80%를 돌파했다. 유비콜보다 4년 먼저 허가를 받은 인도 샨타바이오테크닉의 ‘샨콜’이 최대 300만 도스를 공급한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는 물량이다. 백 대표는 “연간 최대 2500만 도스를 생산할 수 있어 당분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압도적인 1위지만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콜레라 백신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백 대표는 “올해만 국제기구로부터 2700만 도즈를 공급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빌게이츠재단과 50 대 50으로 투자해 최근 준공한 제2공장에 2500만 도스 규모의 생산 설비를 추가로 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콜레라 백신 수요 감소에 대비해 다른 백신으로 전환이 가능한 다기능 생산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콜레라 백신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유바이오로직스는 작년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매출 249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백 대표는 장티푸스, 폐렴구균, 수막구균 백신까지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500억원을 투자해 지난 4월 동춘천산업단지에 4층 규모의 2공장 ‘V플랜트’도 준공했다. 이곳에서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 중인 백신과 보툴리눔 톡신을 생산할 예정이다. ATGC가 개발 중인 ATGC-100의 임상 시료를 1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연내 임상 1, 2상을 거쳐 내년부터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 2공장에 500만 바이알 규모의 완제 생산 시설을 짓는 방안도 계획 중이다.

자체 기술로 개발 중인 백신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른 장티푸스 접합백신인 ‘EuTCV’는 필리핀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폐렴구균 백신은 올겨울 국내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간다. 백 대표는 “5년 뒤 V플랜트에서 네 가지 백신을 연간 2500만 도스씩 총 1억 도스 생산하는 게 목표”라며 “세계 전염병 퇴치에 기여하는 백신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