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확 달라졌다"…구광모 체제 1년, 전투력·추진력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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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대상 제소·삼성 QLED TV 맹공·5G 이동통신 공격 마케팅
"지주사 권영수 대표가 '야전사령관' 역할…위기의식도 반영된 듯"LG그룹이 '구광모 체제' 출범 만 1년을 맞는 가운데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전투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최근 주력 계열사들이 잇따라 공격적인 결정과 발언을 쏟아낸 데 따른 것으로, 새로운 그룹 문화가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다소 이른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16일 "고(故) 구본무 회장 별세 이전의 LG그룹이 대체로 온화하고 신중한 의사결정 분위기였다면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는 전투력과 추진력이 한층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로 사용되는 2차전지와 관련한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것을 한목소리로 꼽았다.외부에서 영입한 LG화학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이 취임 약 2개월 만에 이런 국제소송전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이는 그룹 차원의 결정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 서열 4위인 LG그룹이 서열 3위인 SK그룹을 대상으로 '선전포고'를 한 것만으로도 상당한 파문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전격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은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행보라는 것이다.
LG전자가 지난 14일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개최한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 QLED TV를 겨냥해 '십자포화'를 날린 것도 비슷한 경우로 받아들여졌다.TV·가전 업계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신경전'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경쟁사의 QLED TV에 해당하는 제품이 과거 SUHD TV였는데 이름만 바꾼 것"이라면서 "판매량은 2016년과 거의 같다"고 '평가절하'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또 최근 LG전자가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을 전격 선언하고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파격적인 결단으로 여겨졌다.이밖에 LG유플러스가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선 것도 최근 그룹의 공격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다.그룹 관계자는 "젊은 총수가 취임한 이후 과거 일방적인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에서 탈피해 쌍방향 토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문경영인들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면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바뀐 게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LG그룹의 최근 '전투력 상승'에는 지주회사인 ㈜LG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의 영향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전자 총괄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친 뒤 지주사 대표이사로 부임하며 사실상 '2인자'로 부상한 권 부회장이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면서 그룹의 중대 결단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 LG디스플레이 적자, LG화학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조작 사태 등에 따른 위기의식이 최근 내부의 '분위기 쇄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는 추측도 나온다.재계 관계자는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으로 구광모 회장이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가 된 데 이어 오는 20일 구본무 회장 1주기를 맞는다"면서 "계열사별로 현안이 다르지만 그룹 전반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주사 권영수 대표가 '야전사령관' 역할…위기의식도 반영된 듯"LG그룹이 '구광모 체제' 출범 만 1년을 맞는 가운데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전투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최근 주력 계열사들이 잇따라 공격적인 결정과 발언을 쏟아낸 데 따른 것으로, 새로운 그룹 문화가 형성되는 게 아니냐는 다소 이른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복수의 재계 관계자는 16일 "고(故) 구본무 회장 별세 이전의 LG그룹이 대체로 온화하고 신중한 의사결정 분위기였다면 구광모 회장 체제에서는 전투력과 추진력이 한층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로 사용되는 2차전지와 관련한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것을 한목소리로 꼽았다.외부에서 영입한 LG화학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이 취임 약 2개월 만에 이런 국제소송전을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이는 그룹 차원의 결정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 서열 4위인 LG그룹이 서열 3위인 SK그룹을 대상으로 '선전포고'를 한 것만으로도 상당한 파문을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전격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은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행보라는 것이다.
LG전자가 지난 14일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개최한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전자 QLED TV를 겨냥해 '십자포화'를 날린 것도 비슷한 경우로 받아들여졌다.TV·가전 업계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신경전'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경쟁사의 QLED TV에 해당하는 제품이 과거 SUHD TV였는데 이름만 바꾼 것"이라면서 "판매량은 2016년과 거의 같다"고 '평가절하'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왔다.
또 최근 LG전자가 스마트폰 국내 생산 중단을 전격 선언하고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파격적인 결단으로 여겨졌다.이밖에 LG유플러스가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선 것도 최근 그룹의 공격적인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다.그룹 관계자는 "젊은 총수가 취임한 이후 과거 일방적인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에서 탈피해 쌍방향 토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전문경영인들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면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바뀐 게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듯하다"고 말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LG그룹의 최근 '전투력 상승'에는 지주회사인 ㈜LG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의 영향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전자 총괄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친 뒤 지주사 대표이사로 부임하며 사실상 '2인자'로 부상한 권 부회장이 '야전사령관' 역할을 하면서 그룹의 중대 결단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 LG디스플레이 적자, LG화학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조작 사태 등에 따른 위기의식이 최근 내부의 '분위기 쇄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는 추측도 나온다.재계 관계자는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동일인 변경으로 구광모 회장이 공식적으로 그룹 총수가 된 데 이어 오는 20일 구본무 회장 1주기를 맞는다"면서 "계열사별로 현안이 다르지만 그룹 전반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