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은 곧 돈이다"…미컬슨·파울러·스네데커의 '퍼팅 꿀팁'

여름 골프를 부탁해

'롱퍼팅 강자' 미컬슨
'짧은 퍼팅 강자' 파울러
'간단 명료한 루틴' 스네데커
골프계에서 ‘퍼팅 천재’로 평가받는 바비 로크(남아프리카공화국). 그는 평생을 단 한 개의 퍼터로 플레이한 것으로 유명하다. ‘방울뱀’이라는 별명이 붙은 퍼터 하나로 브리티시오픈 우승 4회를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15승, 각종 프로대회 74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그는 “퍼팅은 돈이고 드라이버는 쇼”라는 말로 퍼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퍼팅의 중요성은 프로 선수뿐 아니라 주말 골퍼에게도 마찬가지다. 주말 골퍼라고 퍼팅의 달인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퍼팅은 체력이나 유연성과 큰 관계가 없는 데다 거리가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스윙 중 제일 간단하기 때문이다.프로 선수들은 ‘퍼팅 달인’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까. 필 미컬슨(미국)은 “롱 퍼팅의 거리 컨트롤 감각을 개발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오래전부터 완벽한 속도로 퍼팅하기 위해 반복해온 연습이 있다. 먼저 연습 그린에서 컵을 하나 고른 다음 9m, 12m, 15m 거리에 티를 하나씩 꽂는다. 각각의 티에서 시도한 세 번의 퍼팅을 컵을 싸고 있는 지름 90㎝의 가상의 원 안으로 들여보내는 것이다.

미컬슨은 일단 12m 지점에서 세 번을 성공할 때까지 퍼팅한다. 그런 다음 9m 지점으로 간 뒤 마지막으로 15m 지점에서 연습한다.

롱 퍼팅에서 거리 컨트롤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속도를 올바르게 판단해야 1퍼트로 마감하거나 짧은 두 번째 퍼팅을 남길 수 있다. 미컬슨은 “긴 거리 퍼팅을 할 때는 스트로크를 조금 더 길고 느리게 구사해야 충분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당부한다.리키 파울러(미국)는 짧은 퍼팅 부문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는다. 그는 오른손으로만 페이스를 셋업하고 페이스가 완벽한 상태가 됐다고 판단되면 그립을 마저 잡는다. 그런 다음 컵을 한 번 바라보고 퍼팅하기 직전에 퍼터 헤드를 지면에서 살짝 들어올리는 루틴을 보인다. 이 방식은 “손과 팔의 긴장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파울러의 설명이다. 헤드를 들어올리는 또 다른 이유는 클럽이 잔디에 얽힐 염려 없이 백스트로크를 매끄럽고 고르게 구사할 수 있어서다. “사소하지만 매우 영리한 동작”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짧은 거리는 ‘귀로 퍼팅하라’는 조언도 귀 기울일 만하다. 주말 골퍼의 상당수가 퍼팅 결과가 궁금한 나머지 고개를 드는 실수를 범한다.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은 간단 명료한 루틴으로 유명하다. 주말 골퍼가 퍼팅을 따라하기 좋은 선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는 어떤 퍼팅을 할지 판단이 서면 더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다. 볼 뒤에서 라인을 읽으면서 오른손으로 허공에서 작게 스트로크할 때도 많다. 그런 다음 볼 앞으로 다가서서 서너 번 연습 스트로크를 한다. 이때 시선은 항상 컵에 고정돼 있다.

스트로크는 경쾌하게 공을 때리는 듯한 소위 ‘때리기 퍼팅’을 구사한다. 정확성과 일관성이 좋지 않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 퍼팅법이지만 그는 “폴로 스루가 길수록 헤드가 열리거나 닫힐 확률도 그만큼 높다”고 항변한다. 그는 이 퍼팅을 앞세워 지난해 8월 PGA투어 윈덤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11언더파 59타를 적어냈다. 역사상 60타 미만을 친 아홉 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