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매킬로이도 꾸준히 하체 운동…여름 골프 출발은 체력!

여름 골프를 부탁해

냉감 소재 기능성 옷 입고
준비 운동 후 티샷을
장타 대신 정타 노려라
5월임에도 반바지, 반팔 차림이 쉽게 눈에 띈다. 골프 치기 좋은 시기를 일컫는 ‘오일육(5월 16일)’부터 ‘십이십이(12월 12일)’는 옛말이다. 4월 초나 장소에 따라선 지난 3월부터 본격적인 시즌에 돌입한 골퍼가 대부분이다. 무더운 여름이 길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웨이트 트레이닝’이 골프의 초석
‘행복한 여름 골프’의 출발은 튼튼한 체력에서 시작한다. ‘저질 체력’은 ‘저질 샷’으로 이어진다. 체력이 부족하면 일정한 리듬도, 스윙을 버틸 하체 힘도 유지할 수 없다.

골프와 웨이트 트레이닝은 이제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마스터스에서 부활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는 예전부터 근력 운동 예찬론을 펼쳤다. 최근에는 반세기 가까이 근력 운동과 담 쌓아온 필 미컬슨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7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한 번에 16위 밖으로 벗어난 적 없는 ‘핫식스’ 이정은의 꾸준한 비결도 강한 근력에서 나온다.
이정은
‘골프 웨이트 트레이닝’의 기본은 하체 운동이다. 하체 힘 없이는 백스윙 때 몸의 꼬임이나 릴리스 후 원심력을 버틸 수 없다. 매킬로이가 100㎏이 넘는 바벨을 들고 스쿼트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호준 맥스 퍼스널 트레이닝 대표는 “스쿼트나 런지 등 하체를 단련하는 운동법은 다양하지만 혼자 정확한 자세를 잡기 쉽지 않고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아파트 계단을 오르거나 등산하는 등 간단한 운동으로도 충분히 하체 근력과 심폐지구력을 강화할 수 있다. 지방을 태우는 유산소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짧아진 봄, 길어진 여름, 준비와의 싸움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철저한 준비가 필수다. 먼저 준비물을 잘 챙겨야 한다. 더울수록 잘 입는 것이 중요하다. 땀이 그대로 머무는 면 소재의 옷보단 통풍이 잘되는 모자나 냉감 소재의 기능성 의류가 효율적이다. 몸의 온도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빛을 흡수하는 어두운색보단 반사시키는 밝은색의 옷을 고르는 ‘센스’도 필요하다. 눈의 피로를 낮춰주는 선글라스나 자외선 차단제도 ‘머스트 아이템’으로 꼽힌다.

로리 매킬로이
완벽히 무장했다면 다음은 더위에 맞서는 몸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덥다고 티오프 시간 직전에 필드에 나가는 것은 금물이다. 자동차 엔진이 예열이 필요하듯 몸도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시작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나가 바깥 온도에 적응한 뒤 몸을 풀어줘야 1번홀부터 원하는 샷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는 심박수에 변화를 주고 스윙 리듬에도 영향을 미친다. 무기력증과 어지럼증 등도 방지할 수 있다.

○잘 먹어야 ‘행복 골프’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선 잘 먹고 마셔야 한다. 특히 충분한 수분 섭취는 필수다. 18홀 동안 약 7㎞ 길이의 코스를 누비는 동안 골퍼들은 수L의 땀을 흘리기 때문이다. 이때는 생수보다 흡수가 빠른 이온음료나 미네럴워터가 더 효과적이다. 과다 수분 섭취는 혈액량이 늘어나고 혈압을 높이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또 프로골퍼들은 3개홀 간격으로 음식물을 섭취하라고 조언한다. 꾸준히 영양분을 몸에 공급해줘 집중력과 스윙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돼서다. 허기가 느껴지는 순간은 한참 전부터 몸의 에너지가 부족했다는 신호다.

이때 음식은 포만감을 주는 것보단 비타민을 보충할 수 있는 과일 등이 효과적이다. 밀가루나 유제품 등 소화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음식보단 프로골퍼들이 즐겨 찾는 사과나 바나나 등 소화와 흡수가 잘되는 위주의 음식을 챙기는 식이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등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는 견과류도 프로골퍼들의 추천 음식이다.

○더울수록 돌아가는 지혜를

무더위, 뙤약볕과 싸우는 ‘고온 골프’는 아마추어에게 안전하고 현명한 경기 운영 능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더운 날씨가 몸에 변화를 줘 많은 변수를 만들어내서다. 홀을 거듭할수록 ‘내 스윙’을 구사할 가능성이 작아진다.무리한 ‘2온’ 전략 대신 안전한 ‘3온’을 택해야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티샷할 때 거리 욕심을 버리고 OB(아웃오브바운즈)나 해저드 등 위험 구역을 피해가는 것이 우선이다. 티샷 후 그린을 노릴 때 평소에는 쉽게 넘길 수 있는 해저드도 끊어갈 수 있다면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이 좋다. 또 비거리가 짧아졌다면 무리해서 스윙에 변화를 주는 것보단 한두 클럽 길게 잡는 것이 ‘온 그린’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는 비결이다. 장타가 아닌 정타가 해답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