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평양냉면 한 그릇=비빔면 15개"…냉면 먹으러 간 서민은 웁니다

외식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서민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경DB>
국내 유명 평양냉면집들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물냉면과 비빔냉면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여름철 대표적인 서민음식 중 하나로 꼽히는 냉면 가격 인상 탓에 소비자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위치한 A식당은 최근 성수기를 앞두고 대표 메뉴인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가격을 각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2011년 초 이 식당의 냉면 가격은 1만원이었다. 약 8년 만에 40%가 오른 셈이다. 이 식당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미국 워싱턴DC에 분점이 있다. 다른 냉면 전문점인 을지로의 B식당은 최근 물냉면과 비빔냉면의 가격을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올렸다. 또 다른 유명 평양냉면집인 송파구 방이동의 C식당은 이보다 앞서 대표 메뉴인 평양냉면의 가격을 1만3000원에서 1만4000원으로 인상했다. 메밀 100%를 사용했다는 이 식당의 순면 한그릇 가격은 평양냉면보다 더 비싼 1만7000원이다.

서울 마포구에 본점이 있고 강남구와 경기 일산에도 분점이 있는 냉면 전문점 D 식당 역시 얼마 전 주요 냉면 가격을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인상했다. 회사원 한상훈 씨(39·마포)는 "얼마 전 을지로의 유명 평양냉면집에 갔다가 메뉴판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비빔면 1개 가격이 900원인데 냉면 한 그릇이 1만4000원이면 너무 비싼 것 같다"고 했다.

연초부터 외식물가는 계속 뛰고 있다. 실제 맥도날드·버거킹·롯데리아의 3대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각각 대부분 제품에 대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써브웨이도 지난 2월 가격을 올렸다.외식물가 상승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2019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39개 외식 품목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치킨이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하며 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죽 가격도 3월에 이어 2달 연속 8.8% 상승률을 보였다.

이외에도 김밥 가격이 5.9% 상승했고 떡볶이, 된장찌개 백반, 자장면, 구내식당 식사 가격이 각각 5.9%, 4.0%, 4.0%, 2.7% 올랐다. 지난달을 기준으로 물가 상승률이 1.0% 미만인 외식 품목은 39개 품목 중 3개 품목에 불과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인건비, 원재료비 등이 오르면서 메뉴 가격에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다만 소비자 부담과 물가 인상률을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