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맥주 잘 사주는 형님 돼달라" 이인영 "형 노릇 기꺼이"

취임인사차 이인영 만나 "국회 정상화 시급" 강조
'웃음꽃' 핀 나경원 상견례…"나경원은 은인" "바른미래 제 자리 찾아"
오신환 "민주, 패스트트랙 강행 사과하고 나경원 흔쾌히 사과받아야"

바른미래당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취임 인사차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문희상 국회의장을 각각 방문했다.오 원내대표는 이들을 만나 "민생을 위해 국회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가장 먼저 국회에 있는 민주당 원내대표 사무실에서 이인영 원내대표를 만났다.

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각 정당 원내대표들이 세팅됐기 때문에 하루빨리 국회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당이 극한 대치 속에 장외로 나가 있어 일단 안으로 들어오게끔 하는데 이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나 원내대표는 아마 '밥 잘 사주는 누나'일 텐데, 이 원내대표에게 호프 타임을 제안한다"며 "'맥주 잘 사주는 형님'으로 자리를 만들어주면 같이 머리를 맞대고 엄중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아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오 원내대표께서 선출돼 20대 국회 4년 차에 국회 전체의 운영을 책임질 수 있는 원내대표단 구성이 완료됐다"며 "20대 국회 4년 차의 '키맨'이 등장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 원내대표의 '호프 타임' 제안에 "나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상견례 자리에서) 저에게 '국민 말씀 잘 들으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했는데 저보다 오 원내대표에게 더 많은 밥을 사주실 듯하다"고 웃으면서 "호프 타임은 굉장히 좋다"고 화답했다.이 원내대표가 "저보고 형 노릇 하라는 것은 아닐 테니"라고 하자 오 원내대표는 "하셔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 원내대표는 결국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을 찾아 나경원 원내대표를 만났다.

양 측은 과거 새누리당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료 의원' 답게 덕담을 주고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나 원내대표는 오 원내대표가 들어서자마자 함박 웃음으로 반갑게 맞았다.

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는 제가 국회에 들어올 때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제 선거를 자신의 선거처럼 뛰어주셨다"며 "저로서는 은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가 정상화되는데 있어서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무리하게 강행한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나 원내대표가 흔쾌히 받아주면 국회 정상화의 물꼬도 트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나 원내대표는 "2015년 재·보궐선거 당시 관악의 뜨거운 여름을 기억하고 있다"며 "오 원내대표께서 이번에 국회가 파국으로 갈 때 합리적이고 바른 목소리를 내주신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바른미래당이 야당으로서 제 자리를 찾았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참 어려운데 같이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다.

의회에서 잘못된 부분을 견제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 원내대표는 또 민주평화당 유성엽·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각각 예방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바른미래당 당적을 정리하지 않은 채 평화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정숙·박주현 의원을 언급하며 "안철수 전 대표의 정치는 새 정치가 아니라 추태·구태 정치"라며 두 명의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당적 정리를 요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에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할 수 있으니 우리 당도 그 부분 생각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며 "당내에서 협의해 의견을 구하겠다"고 답했다.

윤 원내대표는 "2주간 집을 나가서 헤매고 있는 한국당이 국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며 "적어도 다음주에는 한국당과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도록 정의당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도 "한국당이 다시 국회로 돌아와 국회 정상화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선거제·사법개혁에 한국당도 참여시키고 모든 정당과 합의를 이뤄내는 역사를 만들 때 국민이 박수치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오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도 만났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것 같지만 새벽이 또 온다"며 "위기인듯 기회가 같이 온다.

오히려 오 대표 같은 분이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오 원내대표는 "당이 갈등 속에서 변화하려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며 "말씀을 잘 새겨서 국회가 하루빨리 정상화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과정에 건강을 많이 걱정했는데 건강한 모습을 보니 정말 감사하다"며 "제가 병원에 가서 좀 못살게 굴었는데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문 의장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안다"며 "안 오셔도 된다고 했는데 오셨다고 해서 나도 미안하고 그랬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