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비건, 러 외무차관과 통화…北FFVD·제재이행 논의"

러 외무부 "모든 관련국의 가능한 행보 논의"…재차 이견 노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15일(현지시간) 전화로 대북 대응을 논의했다.이날 통화에서 미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와 완전한 대북제재 이행에 방점을 둔 반면 러시아는 정치·외교적 문제 해결을 위한 관련국들의 노력을 강조해 또다시 입장차를 보였다.

미 국무부는 이날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비건 대표가 오늘 러시아 외무차관과 전화통화를 했고 이는 북한의 비핵화라는 우리의 공동 목표에 대한 양국 논의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국무부는 "북한의 FFVD가 달성될 때까지 기존 제재의 완전한 이행과 집행을 유지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부연했다.러시아의 대북제재 공조 이탈 방지와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양국 논의의 초점이 맞춰졌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저녁 언론보도문을 통해 비건 대표와 모르굴로프 차관의 전화통화 사실을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보도문에서 "한반도 지역 정세 전개 전망, 정치·외교적 과정의 추가적 진전을 목적으로 한 모든 문제 해결 참여국들의 가능한 행보가 논의됐다"고 소개했다.주로 북미 양자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다자 논의로 확대하고 러시아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과 관련한 모르굴로프 차관의 의견 개진이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외무부는 이날 전화통화가 미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미·러 양국은 전날 열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무장관 간 회담에서도 대북 대응에 대한 이견을 표출한 바 있다.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FFVD 목표를 재확인하며 대북 최대압박을 강조했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북한에 대한 국제적 안전보장 필요성을 제기하며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거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과의 회담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면담하고 난 뒤에도 "(미·러가) 같은 목표(북한 비핵화)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히며 러시아의 공조 이탈 차단을 시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