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데이터경제 시대의 면접 지표
입력
수정
지면A33
박정호 < KDI 전문연구원 >

그런데 흥미로운 내용이 하나 있다. 그동안 미신으로 치부돼온 관상, 손금 등이 신입사원 채용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10년 미국 미네소타대 경제학과 연구팀은 검지와 약지의 길이 비율이 사람의 특성이나 업무 역량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들은 검지와 약지 길이 비율을 근거로 업무 성향 및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는 가정을 세운 뒤 종업원 250명 이상인 이탈리아 기업 최고경영자(CEO) 2295명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연구팀이 손가락 비율에 주목한 이유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 때문이다.

미네소타대 경제학과 연구팀 역시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분비되는 사람일수록 사회생활과 업무에서 공격성과 적극성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해 약지가 검지에 비해 긴 사람일수록 공격적인 경영 방식을 추구하는 CEO가 많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도 투자운용사 직원의 손가락 비율과 그들의 성과 간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그들은 투자운용사 직원의 손가락 길이가 해당 운용사의 성과 및 연봉 수준 예측에 가장 유효한 근거자료가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검지와 약지의 길이 비율이 0.932 수준인 운용사들의 연봉은 평균 109만달러였지만, 0.956 수준인 운용사들의 연봉은 평균 28만달러, 0.988 수준인 운용사들의 연봉은 평균 10만달러 미만으로 집계됐다.
테스토스테론은 관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데 주목해 얼굴 생김새를 바탕으로 수행된 연구도 있다. 미 육군사관생도 중 이마가 돌출된 생도가 상대적으로 장군 진급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이는 지표를 활용할 줄 아는 역량이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도 있음을 확인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