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트윗병기' 40대초반 댄 스커비노, 백악관 실세 부상

"트럼프, 민감한 정책 자문 구하고 의지…하루 6번 이상 대통령 집무실 오가"
'트럼프의 개인 '골프 캐디'에서 문고리 권력 실세로'
'트윗 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등 SNS(소셜미디어) 업무를 관장하는 댄 스커비노가 신(新)실세로 급부상했다.76년생으로 올해 43세인 그는 16세의 나이에 '골프 캐디'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은 뒤 트럼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17만9천700달러(약 2억1천4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으며 몇달 전에는 소셜미디어 국장에서 디지털 전략 선임 보좌관이라는 업그레이드된 새 직책을 부여받았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6일(현지시간) 전했다.

폴리티코는 이날 '스커비노를 이리로 들여라:트럼프의 트위터 권위자가 내부자 중의 내부자가 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에서부터 시리아 철군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책을 '인증'하는 데 있어 그의 디지털국장에게 의존한다"고 보도했다.지난해 12월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발표 소식이 있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일군의 의원들이 철회 요청을 위해 백악관에 쳐들어왔을 당시 있었던 일화는 스커비노의 '파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도중 "스커비노를 안으로 들여라"고 지시했고, 곧이어 들어온 그는 시리아 철군과 관련해 SNS에 올라온 긍정적 댓글들을 보여주며 의원들을 '제압'했다고 폴리티코가 당시 상황을 아는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인터뷰에서 "나는 자주 댄의 의견을 물어본다.그는 진짜 좋은 '반응 테스트 대상'이다.

상식도 풍부하고 감이 좋다"고 말했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관리인'인 스커비노는 지난 2016년에 이어 2020년 대선 캠페인 때에도 SNS 전략과 관련해 '핵심 병기'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對)이란 제재를 앞두고 만든 '제재가 오고 있다'나 지난달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결과 보고서 공개 직후 '게임은 끝났다'는 반응 등 인기 미국 드라마 '왕자의 게임'을 패러디한 메시지들도 스커비노의 머릿속에서 나온 작품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지난해 8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 부진을 이유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전격 취소 지시한 뒤 집무실내 '결단의 책상'에서 대북 대응 회의를 하는 장면이나 지난 1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방미,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장면도 스커비노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다만 예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스커비노에게 구술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점점 직접 올리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스커비노는 워낙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시간을 많이 보냈기 때문에 화법 모방이 전문가급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백악관 전·현직 관계자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민감한 정책들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등에 대해 스커비노에게 자문을 구하며 그를 의지한다고 한다.

백악관 인사들에 따르면 스커비노는 하루에도 백악관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를 6번 이상 오갈 정도로 가족 다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대화를 나누는 인사로 꼽힌다.

백악관 회의에도 대부분 배석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고자 하는 참모들이 스커비노 국장에게 체크하곤 한다는 후문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백악관에 입성한 '원년 멤버' 가운데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생존자'이기도 하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우호적인 인사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을 묶어주는 핵심 끈인 트윗을 미세조정하는 소셜미디어의 '개척자'로 평가받는다.

반면 비판하는 쪽에서는 그는 '예스맨'이자 결과적으로는 대통령을 망치는 사람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각종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이슈들을 정당화·합리화하는 한편 각종 통계 등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정보'들만 제공하며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