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원도 훌쩍?…점차 레벨업되는 원/달러 환율 전망

한 주간 19원 급등…오전에 내리다 오후만 되면 상승 전환
"미중 갈등·수출 부진 등 복합요인에 하향 안정화 시간 걸릴 듯"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선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1,200원 선은 '터치'는 할 수 있어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사라지는 것이다.

단기간에 내려가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인식도 늘어가는 추세다.

지난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95.7원에 거래를 마쳤다.한 주 전인 10일 종가가 1,177.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한 주간 18.7원이나 오른 것이다.

5월 들어 11거래일 중 원/달러 환율이 종가기준으로 내린 날은 4번에 불과했다.

내리는 날은 대개 2~3원씩 내렸지만 오르는 날은 크게 올랐다.10원 넘게 급등한 날이 두 번이다.

시장 심리도 강렬하다.

오전 중 잠잠하던 원/달러 환율이 오후 2~3시를 기점으로 급등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시장 심리가 종종 한쪽에 쏠려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런 장에선 마감가가 최고가가 된다.

17일이 전형적인 사례다.

원/달러 환율이 오전 11시께 1,189.3원으로 저점을 찍은 이후 오후 내내 상승곡선을 그리다 1,195.7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최고가이자 마감가였다.

장 마감을 앞두고 달러 매수 물량이 급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다음 영업일에 달러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 보는 심리가 지배적이란 의미다.

'쏠림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당국의 구두개입도 먹혀들지 않는 분위기다.
주말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은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경제지표는 상대적으로 좋다.

브렉시트 불확실성 등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부각되면서 달러는 투자 피난처로서 가치를 더욱 높이는 국면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로 올라서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과열된 롱(달러 매수) 심리가 쉽게 진정되지 않고 이달 9일 이후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1조7천억원 가까이 팔아 자본유출까지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22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잠시 터치할 수는 있어도 이내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존 전망을 무색하게 하는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국의 수출 부진,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등 변수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1,200원 선이 점차 기정사실화된다는 의미다.KEB하나은행도 17일 '마켓데일리'에서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론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 등 갈등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하락 흐름으로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경제지표 호조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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