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총선서 출구조사 뒤집고 집권당 승리…"트럼프 당선 데자뷔"

보수성향 자유국민연합, '경제 이슈'로 3연속 집권·단독 과반은 미정
야당 노동당 패배 인정…트럼프·네타냐후, 모리슨 총리에 축하 메시지

호주 연방 총선에서 집권 자유국민연합이 출구조사 결과와는 달리 야당인 노동당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깜짝 승리'를 일궈 3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18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보수 성향의 자유국민연합이 야당인 노동당을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호주 공영 ABC 방송과 AFP통신 등이 19일 보도했다.

ABC 방송 집계 기준으로는 19일 오후 개표가 76% 정도 진행된 가운데 하원 전체 151석 중 자유국민연합이 73석을 획득하고 야당인 노동당 의석은 65석에 그쳤다.

무소속과 군소정당이 6석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7석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자유국민연합이 독자적으로 과반을 차지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호주 선거관리위원회의 중간 집계 결과에 따르면 자유국민연합이 과반인 76곳에서 우세를 보이고, 노동당은 69곳에서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여론조사는 물론 총선 출구조사 결과까지 줄곧 노동당이 우세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자유국민연합의 총선 승리는 극적인 반전으로 받아들여 진다.

집권당은 이번 선거에서 정부의 감세 정책을 등에 업고 안정적인 경제 관리 능력 등을 강조했다.반면 노동당은 세제 개혁, 임금 인상, 공공 기반시설 개선, 기후변화 대응 등으로 불평등을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멜버른 등 대도시 지역에서는 기후변화 이슈를 주도한 노동당이 선전했으나, 퀸즐랜드주나 뉴사우스웨일스주 등에서는 표심이 경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유국민연합에 지지가 쏠린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8월 맬컴 턴불 전 총리가 당내 보수파의 쿠데타로 실각한 후 자유국민연합은 계속된 내홍으로 전열이 무너진 상태에서 총선을 맞았다.턴불 전 총리의 뒤를 이은 스콧 모리슨 총리는 내각을 구성하던 핵심 의원들이 불출마하거나 지역구 수성에만 매달린 상황에서 불가능해 보이던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18일 밤 시드니 소피텔 호텔에서 열린 자유당 축하 모임에서 "나는 언제나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매일매일 성실히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자유국민연합의 승리가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과 비견된다고 평가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침묵하는 다수의 표를 끌어모아 힐러리를 누르고 당선되며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었다.

극적인 총선 승리로 자유국민연합 집권 3기를 맞는 모리슨 총리의 국정 장악력이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호주 총선 결과가 내년에 재정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자유국민연합의 약속을 포함해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스콧이 대단한 승리를 거둔 것을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로이터에 따르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모리슨 총리가 통화하며 양국이 공유하는 우선순위를 위해 계속 긴밀하게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모리슨 총리는 작년 12월 서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혀 대이스라엘 정책에서 미국의 뒤를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했으며 2018년 5월에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긴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당신의 지도력에 따라 호주와 이스라엘의 위대한 우정은 훨씬 강해질 것을 알고 있다"고 트위터로 축하의 메시지를 남겼다.

6년 동안 노동당을 이끌었던 빌 쇼튼 야당 대표는 총선 패배를 시인했다.

쇼튼 대표는 "아직도 몇백만표를 더 개표해야 하지만 노동당이 차기 정부를 구성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스콧 모리슨 총리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멋진 용기와 행운으로 위대한 호주를 위해 헌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그는 또 "향후 의원직은 유지하지만, 노동당 대표직에는 더는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