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있는 정해인, 남친 있는 한지민…" 안판석표 리얼 연애담 '봄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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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한지민 "안판석 감독이 가장 큰 메리트"사랑이 시작되는 시간, 한지민X정해인의 ‘봄밤’이 시청자 곁으로 찾아간다.
정해인 "국민 연하남→싱글대디 연기, 어깨 더 무거워"
MBC '봄밤'은 자신이 원하는 삶에 가치를 둔 도서관 사서 이정인(한지민 분)과 따스하고 다정하지만 때로는 강렬한 승부욕을 드러내는 약사 유지호(정해인 분), 서로를 몰랐던 두 사람은 불현듯 찾아온 감정의 파동을 겪는 현실적인 멜로 드라마다. 지난해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드롬을 일으켰던 안판석 감독, 김은 작가, 정해인과 다시 손을 잡고 리얼한 현실 연애담 '봄밤'을 내놨다. 안 감독은 그 동안 '하얀거탑', '아내의 자격',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등의 작품에서 사회 풍자를 통해 현실의 문제점들을 꼬집는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2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안판석 감독은 MBC 퇴사 이후 12년 만에 금의환향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돌아와서 감개무량하다. 2007년 '하얀거탑' 이후 처음이다. 87년에 MBC 입사를 해서 19년을 다녔던 회사라 다시 돌아와 뭉클하다"고 말했다.
전작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이어 멜로작 '봄밤'으로 돌아온 안 감독은 "어떻게 차별성을 주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이야기를 지어내고 드라마를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전작과 뭔가 다르게 보이도록 계산을 하는 것은 생각지 못했다. 그냥 생각나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다시 멜로를 선택한 이유는, 작가 선생님이 제일 먼저 떠올린 부분이라서다. 다음 작품 만들고 할 때 이번에는 스릴러를 해야지, 멜로를 해야지 하는 생각을 안 한다. 그저 말 되는 이야기를 생각하는 거다. 그게 이야기가 되냐, 안 되느냐를 따진다.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봄밤’에 대해 안 감독은 "남자는 애가 있고, 여자는 남자친구가 있다. 그리고 둘이 사랑에 빠진다. 1회는 좀 쓰기 쉬웠다. 그래서 시작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지민은 도서관 사서 이정인 역을 연기, 오랜 연인인 기석(김준한)과 결혼 얘기가 시작되자 서로의 관계를 되짚어 보던 중 싱글대디인 약사 유지호(정해인)을 만나 자신이 꿈꾸어 왔던 사랑에 대해 다시 들여다 보려 하는 35세 여성의 심정을 브라운관에 옮긴다. 한지민, 정해인 캐스팅 이유에 대해 안 감독은 "최고 배우를 찾기 마련이다. 종이에다 1번, 2번, 3번 하고 써놓는다. 연락했는데 운 좋게 하겠다고 하면 그냥 '땡큐'다. 배우가 어떻게 보면 엄청나게 많은데, 달리 보면 되게 드물다"고 밝혔다.
정인 역을 연기하는 한지민은 "감독마다 성향이 다른데, 대본에 그려진 이야기 감성을 어떤 감독이 하냐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워낙 안판석 감독 작품을 좋아했고, 정통 멜로, 현실 멜로를 하고 싶어했다. 마침 감독이 한다고 해서 메리트가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장 연기할 때도 감독의 힘이 크다. 다른 현장과 다르게 감독님이 생각하는 컷, 앵글들이 저에게 새로웠다. 신선해서 좋지만 처음에는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감독께서 '오케이' 하면 고민들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감독님에게 무한한 신뢰가 생겼다. 연기하는 입장에서 대본을 현장에서 어떻게 표현하냐가 제 역할이고, 진심을 담아 연기한다"면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한지민은 "많은 장르의 드라마가 있지만 '봄밤'이란 드라마는 조미료, 첨가물이 없다. 누구나 한번쯤 사랑과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지점들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고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정인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감정적으로 솔직한 대사들이 많았다. 실제 연인들이나 친구들 사이에서 주고 받을 법한 대사들 말이다. 때로는 정인이 되게 이기적이기도 하다. 사람은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지 않나. 사랑 앞에선 솔직할 수 밖에 없다. 표현을 잘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지민은 "사랑을 할 때 상대방과의 미래를 상상하지 않나. '봄밤'은 제 나이 대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저 역시 정인이 만큼 사랑에 솔직했을까? 되짚어봤다. 사랑이 식었을 때 그 사랑에 대해서 그럴 듯한 핑계를 대기도 하는데 연기를 하며 떠올랐다. 저에게 앞으로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솔직하게 용감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의미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해인이 연기하는 약사 유지호는 따뜻하고 강직한 성격을 지녔다. 대학 때 만난 여자친구로 인해 인생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고 6살 아들 유은우를 키운다. 그러던 중 정인(한지민)을 만나면서 잊고 있던 감정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정해인은 "정인과 지호가 놓인 상황이 냉정과 열정 사이인 것 같다. 용기 내어 다가가기도 힘들고, 다가 오게 하기도 힘들다. 그 부분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대본을 읽으며 흔치 않은, 일상적인 평범한 남자와 여자가 만날 때 어떻게 사랑에 빠지는지에 대해 현실적으로 그려진 것 같아 매력적이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안판석 감독이 과분한 제안을 다시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작에서 '국민 연하남'으로 떠오른 정해인은 '봄밤'에서 어떤 변신을 할까. 그는 "이번 작품에서 연하남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 것은 없다. 대본이 가장 중요했다. 대사와 지문에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거기 더해서 유지호라는 인물이 놓인 상황이 그렇게 마냥 자유롭지만은 않은 캐릭터다. 약국 안에 갇혀있는 사람이다. 그 상황이 유지호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에 두려움이 있고 더 나아가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다. 저는 약국에 있고 누군가가 들어오게 된다. 그런 부분에 집중하며 연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지민과 동갑스러운 연기가 됐다. 책임감, 무게감이 더 커졌다. 그 이유는 극중 제 아들 때문에 어깨가 더 무겁다"고 털어놨다. 정해인은 연상 한지민과 연기 호흡에 대해 "어떤 단어로 표현하기 애매하다. 너무너무 좋다. 얘기도 많이 했다. 연락도 많이 하며 대본도 함께 분석한다. 많이 편해진 것 같다. 워낙 성격이 털털하고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힘을 가진 분이다. 제가 조금 더 편하게 연기했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사실 정해인이 저보다 어리긴 해도 대본을 받았을 때 나이 설정을 모르고 시작했다. 드라마 내에서도 나이를 모른 채 이야기를 나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른 배우와 연기했을 때보다 도움을 받았던 부분은 감독님, 스태프와 호흡을 맞췄기에 든든했다. 고민되는 지점, 감독님의 기분 상태를 파악하려고 보면 해인씨가 와서 팁도 줬다. 금방 현장이 편해지고 감독님에 대해서도 얘기 많이 나눴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정해인은 또 "한지민은 저보다 훨씬 더 연기를 오래 하시고 경험이 많으셨다. 촬영장에서 정말 얻는 게 많다. 연기적으로 돌발 상황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배웠다. 제가 NG를 많이 내는 편인데 절대 NG를 안 내신다"고 칭찬했다.
이어 "저보다 훨씬 선배님이고 경력이 많기에 그런 점에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 연기를 어떻게 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에 대한 태도를 배우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연상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한번도 누나라고 불러본 적이 없다. 선배님이라고 해 본적도 없다. 작품이 끝나면 편하게 부를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한지민은 정해인에 대해 "나이 어린 후배들과 호흡을 맞출 때 현장에서는 연상연하보다 캐릭터를 더 생각하려고 한다. 정해인은 선후배보다 동료의 느낌을 더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로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상대방에게 가장 좋은 점인 것 같다. 이 현장에서 만큼은 워낙 제가 많이 물어보고 팁을 얻는게 많다. 오히려 기대가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또 "정해인과 작업을 하며 느끼는 점은 생각했던 이미지보다 남자답고 리더십이 강하다. 연하의 느낌을 많이 못 받는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봄밤’은 오는 22일 밤 9시 첫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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