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주요 당직에 당권파 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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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 의장 채이배 등 임명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주요 당직에 측근 의원들을 임명했다. 퇴진 압박을 받는 손 대표가 자신의 우군을 요직에 배치해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손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협의 없는 당직 임명은 무효라며 반발했다.
바른계 "날치기 임명은 무효"
손 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각각 정책위원회 의장과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두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추진에 반발해 강제 사임된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대신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보임됐던 당권파 의원들이다.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정책위 의장과 사무총장 등은 최고위 협의를 거쳐 당대표가 임명할 수 있다. 손 대표 측은 협의사항이 아니라 의결사항인 만큼 최고위원들의 동의가 필요없다고 보고 있다.바른정당계는 ‘날치기 임명’이라며 반발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채 의원은 당 내홍을 일으킨 사보임(특위위원 교체) 당사자”라며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바른미래당을 혼자 운영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계인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이번 정책위 의장·사무총장 임명 철회를 비롯해 손 대표가 지명했던 주승용·문병호 최고위원에 대한 임명 철회, ‘협의’ 관련 최고위 유권해석 등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하 최고위원은 “지금까지 협의라고 하면 최고위원 과반이 출석한 상태에서 위원들의 동의를 얻어왔다”며 “만약 손 대표가 21일 최고위 소집을 하지 않는다면 당무 거부로 보고 자구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규에 따르면 최고위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의장이 소집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날 손 대표의 당직 임명으로 총 아홉 명인 최고위 구성은 손 대표 체제 찬성파인 네 명(손 대표·주승용·문병호 최고위원·채 의장)과 반대파 다섯 명(오 원내대표·하태경·권은희·이준석 최고위원·김수민 청년최고위원)으로 팽팽히 맞서게 됐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