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에어컨 1위 헵시바, '틈새 전략' 효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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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세1986년 설립된 헵시바는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약 4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 산업용 에어컨·히터 시장 점유율 1위다. 그 비결이 뭘까. 이명구 헵시바 대표는 “철저히 틈새시장을 공략하되 그 시장에서 1위를 거머쥐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용 에어컨·히터에 이어 새로운 먹거리로 최근 가정용 3㎾ 태양광 인버터, 치과용 3차원(3D) 프린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수요자 맞춘 '다품종 생산'
정년없는 회사 '주인 의식'

경쟁 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지만 헵시바는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제품 하나에 700여 개 용접이 필요할 정도로 작업자의 손이 많이 갔다. 그는 잔고장이 없는 것을 비결로 꼽았다. 이 대표는 “좋은 품질을 지키기 위해 가장 많이 투자한 분야는 바로 기업문화”라고 했다. 직원이 내 회사라는 주인의식을 갖는 게 중요했다. ‘정년 없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최고령 근무자는 74세. 그는 “아버지와 아들, 형제가 함께 회사에 다니기도 한다”며 “주인의식만이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렉스의 디자인과 기능을 무단으로 베끼는 업체도 많지만 기업문화는 베껴갈 수 없다”며 “30여 년간 쌓아온 기업문화가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에어렉스는 해외 산업용 에어컨 시장에서도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최대 산업용 렌털 회사가 1위 업체 대신 헵시바 제품을 대량 구매했다. 해외 바이어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춰준 게 유효했다. 이 대표는 “‘폭을 10㎝ 줄여달라’ 등 개별 주문도 모두 수용해 만들어주고 있다”며 “3~4년 뒤 미국 시장에서도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산업용 히터도 효자 상품이다. 오일히터 하나면 112㎡ 공간이 따뜻해지는 장점 덕분이다. 1995년 첫 제품을 내놓은 뒤 국내 1위 업체를 따라잡기까지 10년이 걸렸다. 그는 “산업용 히터라는 제품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 과감한 홍보가 필요할 것 같아 전국 100여 개 휴게소에 무상으로 공급했다”며 “이후 전국에서 제품 문의가 쏟아졌다”고 했다.이 대표가 차세대 먹거리로 지목한 품목은 태양광 인버터와 치과용 3D 프린터다. 그는 “5년 전 또 다른 틈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정용 3㎾ 태양광 인버터와 치과용 3D 프린터 제조 시장에 뛰어들었다”며 “틈새시장에서 ‘국내 점유율 1위, 해외시장 3위’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