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아빠도 즐겁다"…혼다 대형 SUV '뉴 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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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실내 공간, 개방감 극대화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SUV로 시장 주류가 바뀐 데다 넓은 실내 공간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캠핑과 차박 거뜬
알아서 안전 챙기는 ‘혼다 센싱’
연간 4만 대(신차 판매량 기준) 수준으로 규모는 작지만, 성장성이 두드러져 이 시장을 장악하려는 완성차 업체의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수입 브랜드도 예외가 아니다. 혼다코리아는 일찌감치 대형 SUV인 ‘뉴 파일럿’(사진)을 내놓고 소비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뉴 파일럿을 타고 경기 고양 일대 약 90㎞를 달렸다. 잘 알려진 대로 ‘아빠차’가 아니라 운전자와 가족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팔방미인’ 같은 인상을 줬다.
겉으로 본 첫인상은 ‘한 덩치 한다’였다. 전장(길이)은 5005㎜,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 사이 간격)는 2820㎜에 달한다. 전폭(너비) 1995㎜, 전고(높이) 1795㎜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 팰리세이드보다 크다.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니 실내 공간이 더 넓게 느껴졌다. 높은 전고와 시트 포지션 덕분에 시야가 탁 트였다. 수평 형태로 설계된 대시보드와 버튼식 변속기는 무릎 공간을 더 많이 확보했다.
뒤를 돌아볼 때도 개방감이 뛰어났다. 글라스 루프(지붕)와 독립된 뒷좌석(7인승 기준)이 주는 효과가 뛰어났다. 성인 7명이 타도 문제없을 정도였다. 뒷좌석 바닥은 둔덕 없이 평평해 장거리 이동에도 피로감을 덜 느끼도록 설계했다. 시트는 버튼 하나로 접고 펼 수 있도록 했다.
이곳저곳 둘러보면 수납공간이 차고 넘친다. 센터 콘솔 뒤부터 창문 스위치 아래 등 도어트림 곳곳에 공간을 만들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PC, 물병을 넣어도 여유가 있다.기본 트렁크 용량은 467L인데 최대 2376L까지 확장할 수 있다. 성인이 똑바로 누워 자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캠핑을 즐기고 차에서 숙박까지 해결하는 ‘차박(車泊)’을 하기 적합해 보였다.
이 밖에 10.2인치 뒷좌석 모니터와 무선 헤드셋, 리모컨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빠뜨리지 않았다. 운전자뿐 아니라 온 가족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어 패밀리 카로 제격이다.
특히 3열에 앉은 탑승자에게 스피커로 목소리를 전달하는 ‘캐빈 토크’ 기능은 여럿이 함께 이동할 때 활용도가 높았다.직접 몰아보면 뉴 파일럿은 겉보기와 많이 달랐다.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이 만족감을 줬다. 가속 페달과 운전대(스티어링 휠) 등 온몸에 부드러운 주행 질감이 전해졌다. 꼭 가족이 아니라 혼자 타도 편안하게 달릴 수 있었다.
뉴 파일럿은 3.5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284마력, 최대토크 36.2㎏·m의 성능을 낸다. 사륜 구동 시스템은 노면을 꽉 움켜쥔 듯한 안정감이 돋보였다. 다만 전고가 높은 만큼 코너를 돌 때는 휘청거리는 경우가 많았다.
장착된 9단 자동 변속기는 2단부터 출발하는 것이 가능해 엔진 회전수(rpm)가 치솟지 않고 승차감이 좋다.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경우 기어 단수가 높아 가속은 빠르고 연비는 좋은 장점을 지녔다.
무엇보다 안전한 주행을 돕는 ‘혼다 센싱’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혼다 센싱은 차선유지 보조, 전방 충돌방지, 후측방 경보 시스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자동 감응식 정숙 주행 기능 등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대형 SUV지만 손쉽게 운전할 수 있는 비결이었다.뉴 파일럿은 혼다의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다. 2003년 이후 북미 시장에서 연 10만 대 이상 팔렸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5490만~5950만원이다.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