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더 키운 '임블리의 사과'

"호박즙 유해물질 미검출
경영에선 손 떼겠다"
‘호박즙 사태’를 시작으로 품질, 고객 응대 등의 문제로 소비자로부터 뭇매를 맞은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사진)가 ‘임블리 사태’를 책임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임블리를 운영하는 부건에프엔씨는 위기 수습을 위해 대표가 공식 사과를 하고,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 대안을 내놨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좋지 않다. 사과가 아니라 해명에 그쳤고, 책임지기보다 회피하는 듯한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임블리’와 화장품 브랜드 ‘블리블리’를 운영하는 부건에프엔씨의 박준성 대표는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제가 된 식품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간 급성장해 고객 눈높이와 기대에 부응하기엔 역량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 상무는 7월 1일자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며 “고객과 소통하는 인플루언서로만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데 무슨 경영을 했느냐. 원래 그냥 인스타그램만 한 것 아니냐” “임 상무가 6월부터 소비자 간담회를 하겠다는데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 맞냐”는 등 부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이처럼 부정적 여론을 조성한 또 다른 이유는 소비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품질과 안전성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블리블리 화장품 51종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화장품 시험·검사기관을 통해 검증을 받았다”며 “유해물질이나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갓 생산한 화장품으로 검사받아 이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임블리, 블리블리는 인플루언서 임 상무를 내세운 부건에프엔씨의 브랜드다. 지난해 매출 1700억원을 올렸다. 지난달 초 임블리가 판매한 ‘호박씨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되면서 임블리 사태가 시작됐다. 항의가 이어지자 임 상무는 “환불은 어렵고 그동안 먹은 것이 확인이 안 되니 남은 수량과 곰팡이가 확인된 한 개만 교환해주겠다”고 대응해 논란을 키웠다. 이후 임블리 옷의 명품 카피 논란, 화장품 내 이물질 발견, 생산일 및 유효기간 조작 의혹 등이 이어졌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