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분기 0.5% '깜짝 성장'…투자 늘어 外風 버텨냈다

中 둔화로 제조업 위축에도
주택·공공부문 투자는 활기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
일본 경제가 올 1분기에 예상 밖 ‘깜짝 성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일본 경제가 ‘제로(0)성장’ 내지 ‘마이너스 성장’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주택투자와 공공투자가 늘어난 덕에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했던 점도 지표상 성장률을 두드러지게 하는 효과를 냈다.

일본 내각부는 20일 올 1분기(1~3월)에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전기 대비 0.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연율 환산으론 GDP 증가율이 2.1%다. 일본은 지난해 4분기(전기 대비 0.4% 증가)에 이어 2분기 연속으로 GDP가 증가했다.

특히 올 1분기에는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종의 생산 감소가 두드러지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점친 민간 경제연구기관이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전 분기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주택투자가 1.1%, 공공투자가 1.5%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상은 “앞으로도 공공투자 증가가 이어지고 내수 증가 추세도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성장률은 양호하게 나왔지만 내실은 부실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었지만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수치상 GDP 증가에 한몫했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일본의 수출이 2.4% 줄었지만 수입이 2009년 1분기 이후 10년 만의 최대인 4.6%나 줄어든 까닭에 전체적인 순수출이 플러스를 기록했다. 이와시타 마리 다이와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요가 침체하면서 수입이 크게 줄어든 것이 GDP 증가율에 기여한 것인 만큼 내용으로는 ‘나쁜 성장’”이라고 지적했다.1분기 설비투자도 전 분기 대비 0.3% 감소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전기와 기계 분야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유보한 영향이 컸다. 예년에 비해 겨울 날씨가 따뜻하고 북부지방의 강설량이 줄면서 겨울용 의류와 난방 관련 수요가 주춤했던 영향 등으로 개인 소비도 0.1% 줄었다.

한편 올 1분기 명목 GDP 증가율은 0.8%(연율 환산 3.3%)를 기록했다. 지난해 실질 GDP 증가율은 0.6%로 4년 연속 성장했지만 2017년(1.9%)에 비해선 성장세가 둔화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등 경제 불안 요인이 산적한 만큼 예상 밖 ‘깜짝 성장’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