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비어있던 BIFC 꼭대기층…"외국 금융사에 파격 분양"

부산시, 입주기관 유치에 총력

5년간 법인세·소득세 감면 혜택에
20년간 무상 임대 조건도 내걸어
"명실상부 금융허브 위상 회복"
부산 금융중심지 랜드마크인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꼭대기 63층에 외국계 금융회사 유치가 추진된다. 2014년 준공됐지만 5년째 비어 있는 120억원짜리 63층이 이번에는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 조선비치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금융회사 관계자들에게 외국기업의 부산 입주 지원을 요청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는 5년간 방치된 BIFC 꼭대기 층을 BIFC 입주 기관에 분양하고, 분양받은 공간 일부를 외국계 금융회사에 20년간 무상 임대, 5년간 법인세 및 소득세 감면 등의 파격적인 안을 제시해 업체 유치에 본격 나서고 있다고 20일 밝혔다.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17일 부산에서 열린 부산해양금융컨벤션 행사에 참석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 오 시장은 “부산이 올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과 신공항, 북항 개발, 세계등록엑스포 등 외국계 금융회사, 특히 자산운용사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역동적인 사업이 많지만 잘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지역의 금융, 나아가 한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외국 금융기업을 유치하는 데 적극 지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크라우스 슈미트베륵 독일재건은행 부대표도 만나 부산에 지점을 내어 협력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예탁결제원 등 입주기관에는 비좁은 사무실 문제를 해결해 주고, 20년간 무상 임대와 5년간 법인세 및 소득세를 감면해 올 연말까지 외국계 금융회사를 입주시켜 명실상부한 금융중심지 위상을 찾겠다는 게 부산시의 전략이다. 예탁결제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BIFC 자산관리회사인 부산파이낸스센터AMC와 분양 협의를 하고 있다. 부산시는 예탁결제원에서 싼 가격에 63층을 매입해 전체 면적의 30%가량을 외국계 금융회사 입주 공간으로 무상 제공하고, 나머지는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도록 주선하고 있다.

BIFC를 포함한 문현금융단지는 올해로 부산 금융중심지 지정 10주년을 맞았지만, 외국계 금융회사가 전무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부산시에서 외국계 금융사 4∼5곳과 입주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IFC 꼭대기 층은 분양면적 3071㎡에 책정된 분양가만 120억원에 달한다. 한때 주말에 시민을 위한 전망대로 이용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별다른 활용 방안 없어 방치되고 있다.BIFC 1단계는 2014년 6월 준공돼 63층을 제외한 62개 층의 분양이 끝나 30개 금융회사가 집적돼 있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2단계는 오는 10월 예탁결제원 증권박물관이 들어선다. 7월에는 19개 금융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입주한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