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도보다리 대신 '돌아오지 않는 다리' 고민했었다"

황교안 '악수 패싱' 공방에는 "다음에는 꼭 할 수 있을 것"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21일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백미였던 도보다리 대화의 장소를 '돌아오지 않는 다리'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를 생략한 것을 두고 공방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는 "다음에는 꼭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 위원은 이날 오후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초청 강연에서 지난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도보다리 대화의 뒷얘기를 공개했다.

탁 위원은 "한 번도 얘기해본 적이 없다"면서 "두 정상의 만남의 장소를 도보다리와 돌아오지 않는 다리 두 곳을 놓고 고민했다"고 말했다.그는 "개인적으로 돌아오지 않는 다리에서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했었다"며 "북송 포로들이 돌아오지 않았던 다리는 그때 그대로 남아 있어 남북 정상이 대화를 나누며 돌아오는 장면을 연출하면 극적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리 너머 북한 쪽이 지뢰 지역이라 정말로 돌아올 수 없는 다리가 될 수도 있다고 해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악수패싱' 논란도 언급했다.지난해 5·18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이 유가족과 포옹하는 장면에 대한 공무원의 질문에 답하면서 탁 위원은 "100% 대통령의 품성으로 만들어진 감동이었고 올해 5·18 기념식도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기념식에서 김정숙 여사의 황 대표에 대한 '악수 생략'을 언급하며 "한마디 하고 싶은데, 하면 분명히 기사로 나올 텐데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잠시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인 탁 위원은 "(행사장에서)많이들 악수하고 싶어 한다.아쉬웠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할 수 있을 것이다"며 말을 아꼈다.

탁 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할 때 대통령의 뒤를 따라 여사님이 움직이는데, 대통령 이동 시간에 따라 여사님이 미처 악수하지 못할 때가 있다"며 "여사님과 악수를 하지 못해 아쉬웠다면 그만인 것을, 황당한 의미를 부여해 대통령과 여사님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참 못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청와대를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청와대 근무 20개월 만에 제가 상상했던 국가 행사나 바꾸고 싶었던 프로토콜을 다 해봤고 준비한 카드도 다 썼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쇼쟁이, 쇼하고 있네'라는 일부 시선에 대해서는 "쇼를 못 한다고 하면 다르지만 그런 비난은 아프지도 않고 보여준다는 것 자체도 나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탁 위원은 강연 말미에 "대통령 행사나 정부 행사나 지자체 행사는 의도하지 않지만 반드시 해석된다"며 "그 점을 잊지 않고 신경 쓰고 애정을 갖고 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1시간 30여분 동안 이어진 이 날 강연에는 전남도청 공무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