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인 조수원 "아내와 가족, 영화 '옹알스' 안 봤으면…" (인터뷰)

차인표 공동연출 영화 '옹알스' 30일 개봉
'옹알스' 멤버 조수원·채경선·조준우 인터뷰
영화 '옹알스'에 출연한 옹알스 멤버 조수원, 채경선, 조준우가 가족 시사회를 앞두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1일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이들은 영화 속에 담긴 '조수원을 웃겨라'라는 부분에 대해 비하인드를 전했다. '조수원을 웃겨라'는 암 투병 중인 조수원에게 힘을 주기 위해 옹알스 멤버들이 기상천외한 분장과 개그를 선보이는 그들만의 게임이다.

조준우는 "솔직히 차인표 감독님은 멋있는 거 다 하셨다"라면서 "'조수원을 웃겨라'에서 분노의 양치질까지 했는데 그 부분만 싹 편집했다. 저희는 조수원을 웃기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는데 영화에 다 담겨버렸다"고 털어놨다.
채경선과 조준우는 "아내와 부모님, 장인, 장모님이 모두 오시는데 솔직히 이들에게 보여드리기가 개인적으로는 좀 그렇다"며 쑥스러워 했다. 이어 "솔직히 공연에서 가장 힘들 때가 부모님이 오셨을 때다. 시선이 측은하다. 굉장히 민망스럽기도 하고 무섭다"라고 털어놨다.

암 투병 중인 조수원은 무대 위에서 겪은 고통이 담긴 이 영화를 가족에게 보여주는 것에 대해 주저했다. 그는 "어머니, 형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더라도 (영화를)보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내가 영화를 본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복잡 미묘하다. 결혼 생활에서 문 밖과 문 안을 구분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문 밖에 있었던 일들을 문 안에서는 절대 하지 않는다. 아내로서 알아야 하는 이야기 아니면 안 하려고 한다. 영화에는 제 속마음과 무대 위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그래서 마음이 좀 그렇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영화 '옹알스'는 멤버들의 오랜 소원이자 꿈인 미국 라스베가스 무대 진출 도전기를 담았다. 주인공인 옹알스는 2007년 KBS '개그콘서트'의 작은 코너에서 시작됐다. 리더 조수원, 채경선, 조준우가 원년멤버로 활동했고 이후 최기섭, 하박, 이경섭, 최진영이 합류했다.

이들은 여느 코미디팀과 달리 말 없이 콘텐츠를 만들어 세계에 통할만한 작품을 내놨다. 옹알스는 활동 기간 12년 동안 21개국 46개국 도시를 돌며 공연을 펼쳤다. 특히 애딘버러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현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리더인 조수원이 2016년 6월 7일 림프종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상황에서도 옹알스는 2018년에는 국내 코미디언 최초로 예술의 전당 공연도 성료했다.

차인표 연출, '옹알스'가 출연하는 이 영화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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