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K도 ‘차이나 포비아’ 노출…中 상장사들 "한국증시 '만만찮네'"

중국인이 최대주주인 일본 게임회사 SNK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2주일이 되도록 공모가(4만400원)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상장 전 수요예측(기관투자가 대상 사전청약)과 일반청약에서 양호한 반응을 얻었는데도 상장 후 맥을 못추자 증권가에서는 ‘차이나 포비아’(중국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공포증)의 영향이 만만치 않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1일 코스닥시장에서 SNK는 1100원(3.14%) 떨어진 3만3950원으로 장을 마쳤다. 공모가보다 15.96% 낮은 가격이다. 지난 7일 상장한 후 2주가 되도록 주가가 공모가를 웃돈 날이 하루도 없다. 올해 상장한 새내기주 중 가장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SNK의 상장 후 부진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SNK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317.3대 1, 일반 청약 경쟁률도 185대 1이었다.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는 핵심요인으로 전문가들은 차이나 포비아를 지목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NK는 일본 기업이긴 하지만, 사실상 최대주주는 중국인인 거즈후이 회장”이라며 “ 공모시장에선 투자자들이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였는데도 유통시장에서는 아직 차이나 포비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서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중국 기업들도 SNK를 주시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중국기업 로스웰은 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제약회사 보난자제약은 지난 2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증시에 상장했던 중국 국적 회사 24개 중 절반이 상장이 폐지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엔 중국 상장사들에 대한 기피증이 확산됐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 임원은 “한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중 회계 투명성 등을 갖추지 못한 곳들이 정리돼야 알짜 중국기업들이 한국에서의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