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배고픈 아이는 정치 몰라"…대북 인도적 지원 강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한반도 정세 소강국면…협상 재개 위해 다양한 노력”
정부 고위 관계자 “4차 남북회담, 실무형으로 추진”
< 김연철 장관 모두발언 >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21일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모른다’는 말이 있듯이 정부도 원칙을 가지고 인도적 지원을 추진하고 있단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4년 에티오피아 식량지원 당시 했던 말인 ‘배고픈 아이는 정치를 알지 못한다’를 인용하며 이 같이 말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결의안에도 인도적 지원단체의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는 게 포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선 “의견을 수렴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실무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을 준비해 나가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자금 800만달러 공여, 직접 지원 방식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수용 의사를 정식으로 타진하진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은 현재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전체 정세를 보면 일종의 소강 국면이라 할 수 있지만 또 협상의 재개를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동시에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또 “한·미 양국은 일종의 상황 관리 필요성에 공감을 하고 있고, 협상 재개를 위해서 다양한 의견 수렴도 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승인 후 절차와 향후 남북정상회담 재개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날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을 재개하기 위한 조율이라고 본다면 형식보단 실질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2차 판문점 정상회담처럼 한다면 굳이 특사 파견이나 고위급 회담을 사전에 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통일부는 ‘물 위’를 담당하고 있어 ‘물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면서도 “‘물 위’와 ‘물밑’은 따로 놀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4차 남북 정상회담이 다음 달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형으로 판문점 등에서 이뤄질 수 있음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이 성사될 때까지 승인 건이 유효한가’란 질문에 “융통성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방북 승인은 일종의 오픈티켓 같은 것이며 유효기간이 있다”며 “현재는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방북 성사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