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라늄 생산속도 높였다"…트럼프 "이란 경제 무너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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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核 갈등 거친 설전미국과 이란 간 관계가 악화일로다. 이란이 핵 개발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고 양국 정부 주요 인사들은 연이어 압박 발언을 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이란 원자력청(AEOI)은 이란 남부 나탄즈에 있는 핵시설에서 저농축우라늄 생산 속도를 네 배로 높였다고 밝혔다. 베흐루즈 카말반디 AEOI 대변인은 이날 “이란은 불과 몇 주 안에 저농축우라늄 (저장한도량) 300㎏을 넘길 것이고, 향후 생산 속도를 더 높일 수도 있다”며 “이란에 적대적인 이들에게 이란이 기존 원심분리기만 갖고도 핵기술을 충분히 보유할 수 있음을 보내는 메시지”라고 주장했다.이는 이란이 핵 개발 재개 가능성을 시사해 대외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저농축우라늄 300㎏은 2015년 이란핵협정에 따라 이란이 2030년까지 보유할 수 있는 최대 저장한도량이다. 이란이 이번에 생산한 저농축우라늄은 농도 3.67% 이하 수준으로 원자력발전소 원자로와 경수로 등에 연료로 쓰인다. 핵무기를 만들려면 통상 농도 90% 이상인 고농축우라늄이 필요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이 저장한도를 초과하는 데는 약 한 달, 고농축우라늄 생산에는 1년가량이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과 미국은 이날도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시도한다는 것은 가짜뉴스”라며 “이란이 준비되면 우리를 부를 것인데, 그동안 이란 경제는 무너지고 이는 이란인에게 매우 슬픈 일”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협상을 제의할 가능성을 일축한 것은 전날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공식적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트위터에 경고한 지 하루 만이다.
이란 정부 주요 인사들도 맞받아쳤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이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 종교지도자들과의 회담 자리에서 “지금은 대화할 적기가 아니며 우리의 선택은 오직 저항뿐”이라고 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부 장관도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테러리즘’과 조롱만으로 ‘이란의 종말’을 이룰 순 없다”는 글을 올렸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