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만? 황금폰도 안돼…뿔난 대학가, 정준영 절친 지코 섭외도 지적

연세대 축제 '아카라카' 지코 출연에 '반발 의견'
"'황금폰' 언급 지코 섭외 부적절" 지적
지코 섭외한 응원단 규탄 대자보까지 등장
지코 /사진=한경DB
그룹 빅뱅 전 멤버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사태'로 축제 기간을 맞은 대학가에 YG 가수 보이콧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정준영의 '황금폰' 논란에 거론됐던 가수 지코의 섭외를 항의하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지난 17일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에서는 축제 '아카라카를 온누리에'가 개최됐다. 연세대학교 축제 '아카라카'는 '역대급'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해 매년 행사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다. 올해 역시 그룹 트와이스를 시작으로 빈지노, 지코, 레드벨벳, 아이유가 무대에 오를 것으로 예고돼 화제를 모았다.

행사는 예정대로 마무리됐지만 현재 연세대학교 내에서는 지코 섭외가 부적절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불법 영상물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구속된 정준영이 사용한 이른바 '황금폰'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 지코를 섭외한 응원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지코를 섭외한 것은 학교 망신"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낸 글들이 게재됐으며, 교내에는 이를 지적하는 대자보까지 붙었다.
연세대학교 지코 섭외 반대 대자보 /사진=제보자 제공
'앵콜요청금지'라는 제목의 대자보는 지코가 앞서 MBC '라디오스타'에서 정준영의 '황금폰'에 대해 언급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어 "불법촬영은 범죄이며, 유포 또한 범죄다. 이를 시청하는 것은 타인의 신체에 대한 유린이자 범죄를 묵인하고 이에 가담하는 행위"라며 "이런 사회 속에서 연세대학교 응원단은 지코를 초청했고, 누군지 모를 그네들은, 당신들은, 우리들은 '앵콜'을 외쳤다. 불법촬영 처벌의 목소리보다 더욱 크게 울려 퍼졌던 앵콜 요청이 있었다"면서 지코를 초청한 응원단을 향해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연세대학교 여성주의자 재학생 네트워크 역시 대자보와 SNS를 통해 "지코는 올해 초 불법촬영영상물을 제작, 유포한 정준영의 절친이자 정준영이 경찰조사에서 불법촬영영상물이 들어있다고 인정한 휴대전화를 방송에서 '황금폰'이라고 지칭한 사람이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연세대학교 지코 섭외 반대 대자보 /사진=제보자 제공
이들은 "응원단은 행사를 기획, 주관하는 단체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했다. 버닝썬 사건으로 더욱 큰 의제가 된 불법촬영범죄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지코를 섭외함으로써 연세대학교와 학생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어찌 학교 망신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그러면서 지코 섭외를 진행한 응원단의 반성과 사과, 불법촬영범죄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기 전 지코와 계약을 했다면 향후 수립한 대책,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에 대한 공지 등을 요구했다.
지코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과거 지코는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정준영의 스마트폰을 '황금폰'이라 부른 바 있다. 당시 지코는 "(정준영에게) '황금폰'이 있는데 정식으로 쓰는 폰이 아니고 카카오톡만 하는 폰"이라며 "도감처럼 많은 연락처가 저장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준영은 "(지코가) 저희 집에 오면 갑자기 '형 황금폰 어디 있어요'라고 묻는다"며 "침대에 누워서 마치 자기 것처럼 정독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정준영은 불법영상물 촬영 및 유포 혐의로 기소됐고, 경찰에 '황금폰'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금폰'을 언급했던 지코 역시 비판을 면치 못했다.논란이 거세지자 지코는 "제가 방송에서 말한 휴대폰 관련 일화는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과는 일절 관련이 없다"면서 "해당 휴대전화기를 통해 제가 본 건 지인들의 연락처 목록이 전부였고 (정준영과)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지도 오래된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버닝썬 사태'에 대학가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보이콧으로 맞서고 있는 상황. 앞서 명지대학교와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에서 YG 소속 가수인 아이콘과 위너의 출연을 반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버닝썬에서 촉발된 연예인 성범죄 관련 문제로까지 범위를 확장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응원단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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