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경찰, 손석희 배임 무혐의 "4개월 열심히 조사…부실 수사 아냐"

손석희, 배임 무혐의…폭행은 기소 의견
손석희 배임 '무혐의'…"구체적 배임 행위 없어"
경찰 "4개월간 열심히 수사했다"
경찰, 손석희 '배임 무혐의' 김웅 '공갈 미수' 결론
사진=연합뉴스
손석희 JTBC 대표이사(63)의 배임·폭행 혐의를 수사한 경찰이 손 대표의 폭행 혐의만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2일 손 대표의 배임 혐의는 불기소 의견으로, 폭행 혐의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검찰이 보강수사를 지휘했던 배임 혐의에 대해선 또 다시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손 대표를 폭행치상 혐의로 고소했던 프리랜서 기자 김 모씨(47)에 대해선 공갈미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김씨는 손 대표 교통사고 취재과정에서 2년의 용역 계약으로 월수입 1000만원을 보장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김씨는 손 대표가 자신을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고소하자 폭행치상·협박·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손 대표는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라는 일관된 입장이다.
김씨가 손석희 대표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는 문자 메시지
이와 관련해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손 대표가 김씨에게 용역 사업을 제안한 것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배임에 해당한다며 배임 혐의로 손 대표를 고발했다.

수사를 해오던 경찰은 이달 초 손 대표의 폭행 혐의만 기소의견으로 송치하려 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7일 “수사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며 보완 수사를 지시했다.

경찰 측은 “수사 내용과 송치 의견에 대해 검찰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쳤다”면서 “‘경찰 수사의 부실’이나 ‘일부 혐의에 대한 이견’이 있다는 취지의 검찰 관계자의 언급과 관련한 일부 보도는 검찰의 공식 입장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앞서 검찰의 보완 수사 지시가 내려지자 현직 한 경찰 간부가 "기분이 더럽고도 통쾌하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던 바 있다.

경찰 간부 A씨는 지난 12일 경찰 업무용 포털 ‘폴넷’에 ‘검찰에 보기 좋게 퇴짜 맞은 경찰의 수사력’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면서 "기분이 더러운 이유는 경찰의 수사력이 검찰의 언론플레이에 놀아나는 것 같아서이고, 통쾌한 이유는 그 잘난 민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을 끌어들였는데도 검찰에 보완수사라는 퇴짜를 맞은 것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A씨는 "손석희 사건에 민변 출신의 변호사가 경찰 앞마당에 똬리 틀고 들어앉아 감 내놔라, 배 내놔라 하는 현실을 보며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찰 수사의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려 외부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할 상대가 민변 출신 변호사 외에는 없었느냐"라고 비판했다.A씨는 "하위직에게는 정치적 중립 지키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고위직 경찰)들의 이런 행동이야말로 정권 눈치보는 정치적 판단, 정치적 행동이 아니냐"라며 "경찰이 JTBC 손석희 대표에 대한 폭행, 배임혐의 수사 관련해 서울경찰청에서 사시출신 등 경찰관 3명, 영화사 등 엔터테인먼트 소송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을 한 민변 출신의 외부 변호사와 머리를 맞대고 내린 결론은 폭행 혐의는 기소, 배임 혐의는 무혐의였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건을 수사권과 연결해 '검찰의 행패'라고 하는 분이 있다"면서 "검찰의 진짜 행패는 '버닝썬 사건'이 종결돼 검찰에 송치되고 부터 시작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최초 이 사건은 김씨가 "지난 1월 10일 오후 11시 50분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당했다"면서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김씨는 손 대표가 과거 접촉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와 함께 있었던 일이 사건의 시작이라면서 손 대표가 이에 관한 기사화를 무마하기 위해 자신에게 JTBC 채용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과천 교회 주차장 접촉사고가 난 사실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자 "화장실에 가려고 공터에 갔다가 사고가 났다. 사고 여부를 전혀 몰랐다"고 진술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폭행 혐의는 있지만, 배임 혐의는 무혐의 처리하는 것이 법리에 맞는다"면서 "4개월 간 열심히 수사했다. 부실 수사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